▲ (연합뉴스)

"김정일 면담여부 아직 통보받지 않아"
"김정일ㆍ김정은 만나면 좋겠다"
"南ㆍ北ㆍ美 별도 메시지는 전달안해"

(베이징=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25일 "한국이 대북 식량원조를 중단한 상태에서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등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을 단장으로 한 '디 엘더스(The Elders)'는 방북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래플스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30여분간 단독 인터뷰를 갖고 남북한 연쇄 방문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카터 전 대통령과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그로 브룬트란드 전 노르웨이 총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 참석했으며 대북 식량원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카터 단장이 직접 거론했다.

카터 단장은 "북한에 가면 여러가지 가능성을 얘기할 것"이라며 "(관련 당사자 간에) 서로 신뢰와 소통을 회복하는 문제와 비핵화, 인권 문제를 얘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원조가 단절된 북한의 식량문제 역시 큰 이슈"라면서 "이번 방북에서는 비핵화는 물론 식량 위기 등의 인도주의 문제도 다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남북한 사이의 문제라기보다는 한반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라는 시각에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카터 단장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과 관련된 한국정부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메시지를 갖고 가는 것은 없다"고 확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남북한이) 직접적으로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우리가 이해하는 것에 대해 그들(북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방북후)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누구를 만났고 어떤 얘기를 했지는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북한에 억류중인 전용수 목사 석방문제도 북한에서 논의할 것이냐고 묻자 "그 문제에 관해 북한과 서로 계획된 바는 없다"면서도 "이번에도 전용수씨의 가족들이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카터 단장은 폐쇄된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을 묻는 질문에 "북한은 이미 유엔에 가입한 국제사회의 일원이지만 50년동안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북한이 과거 편안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됐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고 엘더스도 그런 우호적 관계 형성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 인사를 면담할 계획과 관련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장관과 중국내 북한 전문가들을 오늘 저녁에 만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엘더스 일행은 양 부장 이외에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등도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터 단장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에 대해 "이번 방북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북한의 초청을 받아 가는 것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아직 통보받지 못한 상태"라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서 결정할 문제"라면서 "지난 1994년 방북에서도 북한은 미리 얘기를 하지 않았고 그간 경험으로 볼 때 북한은 절대 미리 누구를 만날지 알려주지 않고 항상 자기들이 결정을 해왔기 때문에 현재로는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카터 단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친뒤 래플스 호텔에서 가진 별도의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만나면 좋겠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디 엘더스 회원인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엘더스의 이번 중국, 한반도 방문은 함께 하는 첫 여행"이라며 "기본적 접근방법은 갈등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고 인도주의적 부분에서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룬트란드 전 노르웨이 총리는 인터뷰에서 "엘더스의 활동은 아시아 지역 이외에도 유럽의 키프로스 갈등지역에도 집중됐다"며 "키프로스에서 갈등 대상 간에 대화를 촉진시키고 젊은이들 간에 공동 여행을 주선하는가 하면 실종자 유해를 함께 보면서 역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지를 느끼도록 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은 "엘더스는 인권활동과 더불어 종교와 전통 때문에 여성을 2등 시민화하는데 반대하고 조혼 풍속, 그로인한 조기 출산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반대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독립적인 기관으로 어떤 정부의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은 전용기 편으로 26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며 28일 한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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