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흥행 요소 없어”

“친문이 결집해 밀어줄 후보도 없었다”

통합당 새 당명과 ‘시무 7조’도 분석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당대표의 당선 배경에 대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이었고, 확실한 친문(친문재인) 인사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 4회 차에선 이른바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란 말을 입증한 이낙연 신임 당대표의 당선 배경을 분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환경적 부분은 코로나19가 쓰나미처럼 몰려와서 어떤 것도 집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홍수 등 자연재해가 이어지면서 뻔히 예상되는 결과를 놓고 기대할 만한 흥행 요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치적 부분은 친문이 결집해 밀어줄 만한 후보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가장 적합하지 않느냐는 자연스런 현상에서 얻은 압승”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낙연이 대표가 돼서 코로나19 극복에 성공해 달라는 메시지”라며 “코로나 극복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을 겸손한 정당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이 대표의 수락 연설에 대해 이 교수는 “이재명과의 차별화 전략”이라며 “돌발 대 겸손, 경솔 대 진중이다. 이런 대척점을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링으로 얘기하자면 이재명은 변칙 스타일, 이낙연은 정통 스타일”이라며 “코로나19 변수에서 이 대표를 선출한 민주당 당원의 당심은 안정적인 위기 극복의 일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재명은 독립적으로 이슈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내 헤게모니를 모두 봐야 한다”며 “이낙연은 국정 운영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 위기가 무사히 넘어간다면 이낙연의 공로도 생긴다. 여기에 승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지난 6월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만든 K-뉴딜위원회를 주목했다.

그는 “당내 30개 위원회보다 독특하다. 전국 16개 지역 위원장을 두면 이해찬 전 대표의 전위세력이 된다”면서 “그러면 당이 원격조정을 당할 수가 있다. 표면적으로 이낙연 대표 체제지만, (이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수렴청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소위 이 전 대표는 당을 맡으면서 청와대와 대척점을 안 가져갔다. 여기에 대한 효과를 잘 아는 당청이 이낙연 대표 체제를 쉽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여기에 안전장치가 있을 것이다. 그게 K-뉴딜위원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8.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8.31

◆“통합당 새 당명, 외연 확장성”

두 사람은 통합당의 새 당명이 될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교수는 “정치적 참신성은 있다. ‘당’이란 부분을 파괴했다”며 “그 다음에 국민의힘이란 브랜드 자체가 외연 확장성이 크다. 보수 진영의 통합당 입장에선 외연 확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통합당은 아주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다. 중도도 (당으로) 들어오는데 견고하게 지지세력이 될 밑천 역할을 하겠는가”라며 “그건 (통합당의) 지도력과 변화·개혁에 따라 진 땅을 다지듯 만들어가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당명은) 탈이념과 실용이다.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은 빠져 나간다”며 “현재로선 적절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개혁시켜 나가느냐가 과제”라고 전망했다.

‘여의도 하이킥’ 4회 차. ⓒ천지일보 2020.9.2
‘여의도 하이킥’ 4회 차. ⓒ천지일보 2020.9.2

◆“‘시무 7조’, 현대판 풍자… 정부, 민감하게 봐야”

문재인 정부 정책을 상소문 형식으로 비판해 화제의 중심에 선 청와대 국민청원 글 ‘시무 7조’에 대해 이 교수는 “현대판 해학과 풍자”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 글이 두드러진 건 문재인 정부 3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옥죄어 놨던 부분들이 삐져나왔다. 그것이 정당한 방법이 아닌 해학과 풍자란 변형된 형태로 삐져나왔다”며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정부가 예민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수준 높은 글도 아니다. 하지만 이 정권을 이런 글로 풍자한다는 건 통쾌하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이 교수는 “지금 언론 환경을 보면 다매체 시대다. 해학과 풍자가 주목을 안 받는다”면서 “그럼에도 이 글이 엄청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는 기존 언로가 막혀 있고 왜곡돼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그간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해 해야 할 말이 많은 주류 언론을 보면 침묵하거나 동조한다. 다른 일부 언론은 비판만 해버리는 진영 논리 속에서 국민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진인 조은산씨가 그로 드러낸 것”이라며 “언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섞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내용 자체는 찬성과 반대를 떠나서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숨겨왔던 내부 심장을 겨누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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