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 ‘매미’와 닮은꼴… 위력은 ‘역대급’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역대급 피해를 입혔던 2003년 ‘매미’와 유사한 경로를 따라 올라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1일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9ｍ인 강도 ‘매우 강’인 반경 380㎞의 중형태풍이다. 이 태풍은 서귀포 남쪽 약 330㎞ 해상에서 북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이 근접하는 제주는 2일 오후부터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이삭은 2일 오후 8시께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7ｍ인 강도 ‘매우 강’ 상태로 서귀포시 동쪽 150㎞ 해상과, 제주시 동남동쪽 160㎞ 해상에 북상해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마이삭이 강도 ‘강’으로 세력이 다소 줄어들고, 부산을 가로질러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중심부 바람의 세기 초속 47ｍ는 시속 169㎞과 같은 속도다. 즉 시속 169㎞로 달리는 차에서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 때와 같은 세기의 바람을 맞는 것과 같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 이상이면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수 있다.

마이삭은 중심기압으로 보면 바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비보다는 바람의 영향이 컸던 바비와 달리 마이삭은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양의 비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3일까지 제주엔 100∼300㎜, 산지 등 많은 곳에 4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삭은 과거 진로가 유사했던 태풍 사례로도 그 위력을 추정해볼 수 있다.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2일 제주도 동쪽 해상을 거쳐 3일 경상도 해안 부근을 지나 동해상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7년 태풍 ‘나리’, 2003년 태풍 ‘매미’와 비슷한 경로다. 나리와 매미는 우리나라를 관통하며 역대급 피해를 남겼다. 나리는 제주를 관통하면서 2~3시간 사이에 시간당 100㎜ 안팎의 ‘물폭탄’을 쏟아부어 큰 피해를 남겼다.

매미도 나리 못지 않은 큰 피해를 남겼다. 매미는 내습했을 당시 제주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ｍ가 관측됐다. 이러한 강한 바람으로 인해 제주에선 2명이 숨졌고, 우리나라 전체적으론 역대 4위에 달하는 481억 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