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쑤저우 LCD 공장.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삼성 쑤저우 LCD 공장.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삼성전자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철수한 데 이어 이달 초 장쑤성 쑤저우의 개인용컴퓨터(PC) 공장을 중단했고 이번에는 대형 LCD 생산공장을 매각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 2위인 CSOT가 ‘중국 쑤저우 삼성전자 LCD 테크놀로지’ 지분 60%와 ‘쑤저우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00%를 10억 8000만 달러(약 1조 2780억원)에 인수했다. 중국 TCL 테크놀로지는 28일 계열사인 CSOT가 이 같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쑤저우 삼성전자 LCD 테크놀로지’는 LCD 패널 전공정을 담당하는 현지 법인이며 ‘쑤저우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모듈 제조 법인이다. 둘 다 삼성디스플레이 소속이다. 쑤저우 삼성전자 LCD 테크놀로지 지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60%, 쑤저우공업원구가 30%, CSOT가 10%를 보유하고 있었다.

TCL은 이번 인수로 업계 1위 BOE에 바짝 다가설 수 있게 됐다. TCL이 인수하는 쑤저우 삼성디스플레이 LCD 공장은 중국 내 유일한 8.5세대 패널 생산라인으로 시장 주류 제품인 32·55·65인치 제품을 생산했다. 월 최다 16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현재는 월 12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쑤저우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듈 월 350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LCD 사업 정리를 추진하고 있었다. 지난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후 내년부터 LCD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LCD TV 생산 시에는 중국·대만산 LCD 패널을 조달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대형사업부 내 LCD 관련 부서 직원들로부터 계열사 전환배치 신청을 받는 등 LCD 사업 철수를 꾸준히 준비해 왔다. LCD 종료 시점에 맞춰 퀀텀닷(QD) 사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현재 Q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핵심 장비를 반입하고 있으며 연내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러 관계자들이 아산사업장에 방문했을 때 QD디스플레이에 총 13조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도 연내 TV용 LCD 패널 국내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부가치가 높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국 광저우에 LCD 패널 생산라인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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