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야당 지지자들이 민스크에 있는 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8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야당 지지자들이 민스크에 있는 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벨라루스 시위대 15만명이 23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 중심가에 몰려나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벨라루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이날 민스크 시내 독립광장에 운집해 지난 9일 대선을 부정선거로 비판하며 루카셴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이번 시위대 규모에 관해서 공식적인 자료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AP는 대략 15만명 정도가 모인 것으로 추정했다.

수십 대의 경찰 호송차량이 독립광장 주변에 정차했지만 경찰은 당장 시위대를 강제해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앞서 9일 대선투표 직후 있은 반정, 반루카셴코 시위 때는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서 시위자 7000명을 체포하면서 곤봉과 고무탄을 사용해 상당수가 다쳤다.

시위대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6연임한 대선투표에서 그의 지지표가 80%로 압도적이었다는 개표결과를 믿지않고 부정선거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루카셴코는 1994년부터 26년 동안 장기집권 중이다.

10만을 넘은 규모와 보름째 계속될 정도로 장기화하는 시위는 인구 950만명의 벨라루스에서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루카셴코 장기정권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시위 배후에 서구 세력이 있다며 서방이 벨라루스 내정에 대한 간섭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 부장관은 24~27일 벨라루스 주변국인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를 순방한다고 국무부가 발표했다.

비건 부장관은 방문국의 당국자들과 벨라루스 사태를 포함하는 지역과 국제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에 참석해 관련 지역안보와 인권 문제에 대해서 논의한다.

비건 부장관은 러시아와 리투아니아에선 벨라루스 위기에 관해 집중적으로 의논할 방침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길 원하는 벨라루스인의 평화적인 의사표현에 고무됐다"며 "외부 개입 없이 그들의 지도자와 길을 선택하려는 벨라루스인들의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8월9일 대선의 심각한 결함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평화적인 시위대와 언론인에 대한 폭력, 야당 후보와 평화 시위자 체포, 인터넷 차단, 구금자 학대 등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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