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발생 1년7개월만에..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부산=연합뉴스) 2009년 9월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발생한 환자 연쇄 사망사건과 관련한 집도의가 무려 1년7개월만에 기소돼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부산지검 형사4부(최정숙 부장검사)는 16일 마취제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환자를 숨지게 하거나 상처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성형외과 의사 신모(37)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09년 9월 부산 부산진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신씨로부터 가슴확대 수술과 지방흡입술을 받은 여성 2명이 수술부위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숨지고, 지방흡입술 등을 받은 여성 1명이 한때 중태에 빠졌다가 목숨을 건진 일이다.

당시 숨진 환자들의 혈액에서 패혈증의 원인균인 아크로모박터와 세라티아가 공통으로 검출됐지만, 수술도구나 주사제, 수술실 등에서 이물질이 나오지 않았고, 수술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검찰은 장장 19개월에 걸쳐 보완수사를 해왔다.

검찰은 신씨가 마취제로 사용한 '프로포폴'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수술부위 감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대두유가 포함된 지질제재인 프로포폴을 재사용해서는 안 되는데도 간호조무사들이 일부 재사용했고, 마취과 전문의 없이 이 약제를 투여하는 등 사용상 부주의로 감염이 발생하는 바람에 환자들이 연쇄적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씨 측은 프로포폴이 세균에 오염됐었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이 약제가 오염됐다고 하더라도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이미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프로포폴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과다 사용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마취제로, 지난해 8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마약류로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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