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맹점 위한 방안일 뿐 오픈마켓 관계 無
업계, NHN 오픈마켓 진출 여전히 달갑지 않아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인터넷기업 1위로 지난해 매출 1500억 원을 넘어선 엔에이치엔(NHN)이 지난 2월 9일 ‘오픈마켓’ 출범을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5일에는 할인쿠폰을 발행하면서 업계에서는 NHN이본격적인 오픈마켓 준비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아울러 NHN의 오픈마켓 진출로 해당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NHN 자회사인 엔에이치엔비즈니스플랫폼(NBP)이 지난 5일부터 네이버의 결제 솔루션인 ‘체크아웃’에 가맹된 온라인 쇼핑몰과 지식쇼핑 내 미니샵을 대상으로 체크아웃 쿠폰을 발행했다.

이번에 도입한 체크아웃 쿠폰은 즉시할인쿠폰, 상품할인쿠폰, 주문할인쿠폰, 배송비할인쿠폰 총 4종으로 즉시‧상품할인쿠폰은 특정 상품 구매 시, 주문할인쿠폰은 특정 금액 이상 결제 시에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이 NHN이 기존에 이벤트성으로 이따금 발행하던 할인쿠폰을 지난 5일부터 상시 발행하자 업계에서는 오픈마켓 시작 전 ‘사전포섭’이 시작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오픈마켓 시장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 경쟁력 있는 제품이 있는 곳으로 소비자들이 순식간에 몰리는 경향이 심해서 NHN이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데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것. 국내 70% 이상의 웹 트래픽을 보유한 NHN이 쿠폰 발행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소비자들의 클릭은 자연스럽게 이 회사 오픈마켓으로 몰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NHN은 할인쿠폰 발행뿐 아니라 지난주부터는 지식쇼핑 곳곳을 미니샵으로 장식하고 있다. 미니샵은 NHN이 다른 오픈마켓처럼 상품으로 입점하지 않고 쇼핑몰에 상품을 채워서 입점해야 방식에 불편을 호소하는 판매자들을 위해 마련한 방법이다. ‘자동관리 내 쇼핑몰 미니샵’이라 홍보하고 있는 네이버 미니샵은 현재 네이버 지식쇼핑 메인 배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메인뿐 아니라 ‘럭키 투데이’와 ‘테마쇼핑’ 자리에도 미니샵이 속속 자리 잡고 있다.

업계는 현재 NHN의 이 같은 움직임을 종합해 봤을 때 오픈마켓 운영 초읽기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쿠폰 발행과 관련해 “이는 오픈마켓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며 “이용자들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검색을 통해 구매하고, 체크아웃을 사용하는 가맹점은 이를 통해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려고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1월 1일부로 G마켓과, 이베이 옥션의 콘텐츠가 빠지다 보니 지식쇼핑 콘텐츠에 문제는 없어도 소비자들의 인식 때문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게 됐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픈마켓형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아직 NHN 오픈마켓이 어떤 형식으로 진행될지 몰라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사실 업계 대부분이 NHN의 오픈마켓 진출을 달갑게 여기진 않고 있다”며 “충분히 혁신적인 신시장을 열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회사가 이미 레드오션이 돼버린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의적이지 못한 NHN의 행보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신규 사업자 진입으로 고객 만족이나 해당 산업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긍정적인 효과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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