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쓰리(SSAK3)(출처: MBC 놀면 뭐하니)
싹쓰리(SSAK3)(출처: MBC 놀면 뭐하니)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작

金, 부캐 전성시대 열어

羅, 시리즈 예능의 정석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스타 PD’라는 말이 이제는 이상하지 않다. 예전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출연진에 대해 논했으나 이제는 이것을 제작한 PD에게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예능에서는 누가 출연하는지 보다 누가 연출을 하는지에 더 눈 여겨 보게 됐는데 바로 예능계 양대 산맥인 김태호와 나영석이 등장하면서 부터다. 이들은 자신이 소속된 회사와 프로그램을 넘어서서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됐고 대중은 이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현재 성적표는 어떨까.

김태호 PD(출처: 뉴시스)
김태호 PD(출처: 뉴시스)

◆ 나쁜 PD의 시작

김태호와 나영석의 대표 프로그램은 ‘무한도전’과 ‘1박2일’이다. 둘 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 한 것이 아니라 중간 투입이 됐지만 이들이 메인을 맡으면서 프로그램은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무모한 도전’과 ‘무리한 도전’을 전신으로 둔 ‘무한도전’은 지난 2005년에 시작해 2018년에 종영한 장수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서 김 PD는 ‘무리한 도전’ 때부터 함께하는데 ‘제8의 멤버’로 불리면서 적극적으로 등장했다. 그는 출연진들에게 ‘못된 PD’ ‘사기꾼’ 등으로 불리면서 혹독한 미션들을 줬는데 무한도전은 이 미션들을 해결해가는 과정 속에서 재미와 웃음을 줬다.

이와 함께 나 PD도 ‘1박2일’을 연출하면서 멤버들에게 ‘나쁜 PD’로 불렸다. 그는 처음으로 방송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차고 출연한 PD이기도 하면서 1박2일 멤버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복불복’ 게임을 던지는 나쁜 PD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멤버들이 미션을 쉽게 해결하거나 결과가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는 진상 짓도 서슴지 않아 멤버들에게 “좀 진상이다”라는 말도 들었다.

이렇게 PD들이 프로그램에 전면적으로 나서서 멤버들과 소통하는 장면은 생소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줬다. 특히 이들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예능은 토크쇼, 실내 제작을 넘어서서 야외 예능인 ‘리얼 버라이어티’로 진화됐고 이들은 스타 PD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나영석 PD(출처: CJ E&M)
나영석 PD(출처: CJ E&M)

◆ 김태호의 유재석, 나영석의 강호동

김태호에게는 유재석이 있고 나영석에게는 강호동이 있다. 두 PD와 함께 성장한 두 MC는 오늘날 예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됐고 현재도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다. 무한도전 종영 이후 김 PD는 지난 해 유튜브를 통해 ‘놀면 뭐하니’를 런칭하면서 컴백했다. 무작정 유재석에게 카메라를 전해주면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1년 동안 유재석의 수많은 부캐(본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이르는 부캐릭터의 줄임말)를 만들어냈고 ‘부캐 전성시대’까지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부캐 유두래곤과 함께 린다G(이효리)·비룡(비)까지 끌어들여 ‘싹쓰리(SSAK3)’를 만들어냈고 지금 음악 차트에서 이름대로 1위를 싹 쓸고 있다. 유재석은 김 PD 덕분에 자신의 분야와는 전혀 다른 트로트 부캐 유산슬로 대박을 치면서 MBC 연예대상 신인상까지 받게 됐다. 이 외에도 유라섹·닥터유·유르페우스 등을 만들어내면서 일명 ‘유(YOO)니버스’라는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반면 나영석은 1박2일 종영 후 KBS에서 tvN으로 이적하면서 꽃보다 시리즈로 시작했다. 꽃보다 시리즈와 함께 삼시세끼 등을 통해 대박을 터트린 나 PD는 플랫폼을 바꿔 인터넷 방송으로 ‘신서유기’를 시작했다. 이때 1박2일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강호동·이수근·은지원·이승기를 섭외하면서 대박을 터트렸으며 이후 인터넷 방송을 넘어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됐다.

나 PD는 한 프로그램에서 강호동에 대해 “신서유기를 찍으면서 강호동이 노란색 쫄쫄이 바지 입고 코끼리 코 빙글빙글 도는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위해 한결같은 사람으로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꾸준한 사람이 너무너무 대단해 보였다. 어떻게 자기 자신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라면서 “나도 참 저렇게 되고 싶다”라며 신뢰감을 보였다.

부캐 유산슬로 2019 MBC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탄 유재석(출처: MBC 놀면 뭐하니 캡처
부캐 유산슬로 2019 MBC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탄 유재석(출처: MBC 놀면 뭐하니 캡처

◆ 새로운 시대를 위한 시작

김 PD는 무한도전 종영 후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그 후 시작한 프로그램이 ‘놀면 뭐하니’와 ‘같이 펀딩’. 같이 펀딩은 13부작으로 종료됐고 시청률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매회 화제를 모았다. 당시 유준상의 태극기함은 펀딩 오픈 10분 만에 1차 목표를 달성하면서 프로그램의 위상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난주 1주년을 맞이한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의 성실함과 김 PD의 기획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김 PD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진행했는데 트로트의 유행에 맞춰 ‘유산슬’을 탄생시켰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때 ‘방구석 콘서트’를 기획했다. 또 라면 끓이는 ‘유라섹’과 함께 코미디TV의 ‘맛있는 녀석들’과 크로스 방송까지 진행하면서 새로운 방송의 틀을 보이고 있다.

반면 나 PD는 시리즈 예능의 정석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시작한 삼시세끼는 현재 삼시세끼 어촌편5까지 방영됐고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한 신서유기는 시즌 7까지 만들어냈다. 이 외에도 알쓸신잡, 윤식당 등도 시즌제로 만들었으며 이 안에서 스핀오프 격인 강식당, 스페인 하숙 등을 제작하면서 일명 ‘나영석 사단’을 만들어냈다. 그로 인해서 tvN은 예능 맛집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분위기의 비슷한 멤버들로 구성돼 ‘자가복제’라는 비판도 있지만 시청률은 항상 중박 이상으로 좋게 나오고 있다. 그래서 나 PD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도전으로 5분 편성에 돌입하면서 TV방송으로는 5분만 보여줬고 나머지 풀버전은 유튜브로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확장시켜 올해 초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통해 숏폼 형태의 예능을 보여줬지만 시청률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고 5분 편성은 매주 금요일마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신서유기7 포스터(출처: tvN)
신서유기7 포스터(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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