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창구 모습 ⓒ천지일보 DB
시중은행 창구 모습 ⓒ천지일보 DB

하나은행, 준정년 특별퇴직 단행

작년 말과 연초 2천여명 퇴직 

저금리에 디지털 가속화 영향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은행권의 ‘몸집 줄이기’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22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자를 받는다. 특별퇴직자로 선정되면 24개월치 평균 임금을 받게 되며 1970년 이전 출생자는 의료비와 자녀학자금 명목으로 각각 최대 2천만원을 지급받는다. 병으로 인한 휴직자를 제외한 전체 대상자에게 재취업·전직 지원금 2천만원도 지급한다.

앞서 하나은행은 작년 연말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1964년과 1965년에 출생한 일반직원 277명과 ‘준정년 특별퇴직’ 제도를 통해 일반직원 92명 등 369명이 작년 12월 말로 회사를 떠났다.

하나은행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연초까지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2000명에 가까운 은행원이 짐을 쌌다. 최근 시중은행은 매년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이를 정례화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임금피크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매년 정례화하기로 노사 간 합의하고 매년 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는 등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인력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직원들도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 ‘챙길 수 있을 때 챙겨나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작년 말 특별퇴직을 단행하면서 퇴직자에게 최대 평균임금의 28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지난 1월 희망퇴직을 단행한 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도 특별퇴직금 지급과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 우리은행은 평균임금의 30~36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으며 국민은행은 23~35개월치 특별퇴직금과 함께 자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 등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영업점을 방문하기보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을 통해 은행업무를 보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문을 닫는 영업점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7년 금융당국이 고객 불편과 일자리 감소 등의 이유로 영업점 폐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이후 문을 닫거나 통폐합하는 영업점은 매년 증가했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며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100여개의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한편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은행들의 하반기 전략도 ‘디지털’에 방점을 찍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언택트, 디지털로 대변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디지털 기반 고객관리’와 ‘대면채널 전략 및 창구체계 변화’의 두 가지를 미래준비 아젠다로 정하고 하반기 영업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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