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스람섬 동부 강 하구의 '위험천만 등굣길' (출처: BERITABETA 유튜브 캡처)
인도네시아 스람섬 동부 강 하구의 '위험천만 등굣길' (출처: BERITABETA 유튜브 캡처)

인도네시아 말루쿠제도 스람섬 외딴곳에 사는 여학생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 3㎞를 걷고, 불어난 강물을 어렵게 건너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여학생들은 거센 물살이 잦아들 때까지 3시간을 기다렸고, 위험을 무릅쓰고 강을 건너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19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지난주 동스람군 토보마을에 사는 여중생 네 명의 위험천만한 등굣길을 촬영한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졌다.

학생들은 바투아사 마을에 있는 학교가 이달 13일부터 개학하자 매일 집에서 강까지 3㎞를 걷고, 물살이 약한 강 하구를 건너서 등교했다.

두 마을 사이에 도로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강을 건너야만 학교에 갈 수 있다.

수도 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대부분의 학교는 개학 이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하지만, 코로나 감염자가 없거나 인터넷 접속이 잘 안 되는 오지 마을은 등교 수업을 재개했다.

그런데 지난주 스람섬 일대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토보마을과 바투아사 마을 사이 강이 범람하고, 물살이 거세졌다.

16일 오전 교복을 입은 토보 마을 여학생 네 명 가운데 두 명이 먼저 강을 건넜지만, 나머지 친구들이 무서워서 주저하자 다시 돌아와 차례로 친구들이 건너도록 도왔다. 한 명은 강을 건너다 미끄러져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다.

자칫 급류에 떠내려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여학생들은 강을 건넜고,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까지 냈다.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페이스북 등에 올린 네티즌은 "아이들이 물살이 약해질 때까지 3시간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건너갔다"며 "아이들은 나보다 더 용감했다"고 칭찬했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비가 올 때마다 아이들의 등굣길이 너무 위험하다"며 걱정을 쏟아내는 한편 교육부 등에 항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와 관련해 동스람 교육청은 "도로 건설은 인프라의 영역이라서 교육청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도로를 건설해 달라고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외진 곳에 사는 학생들은 집중 호우 때마다 등굣길에 어려움을 겪는다.

앞서 베트남 서북부 디엔비엔성의 한 마을 아이들이 우기 때마다 커다란 봉지에 담겨 강을 건너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돼 충격을 줬다.

이 마을 부모들은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을 고용, 한 명씩 커다란 봉지에 담아 강을 건너게 하고, 혹시나 떠내려가지 않을지 강둑에서 불안하게 지켜봐야 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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