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열산성 1차성집수시설과 성벽. (제공=경남도)ⓒ천지일보 2020.7.20
경남 거열산성 1차성집수시설과 성벽. (제공=경남도)ⓒ천지일보 2020.7.20

도, 거창 거열산성 국가사적 승격 지정 예고

삼국항쟁기 고대 성곽, 보존가치 탁월 평가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경상남도 거창군에 있는 거열산성이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을 통해 사적 지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 9월 중 사적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에 따라 도는 거열산성이 지난 8일 개최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결과 국가사적으로 승격 지정 예고 됐다고 20일 밝혔다.

거열산성(둘레1115m)은 6세기 중엽 신라가 백제 방면으로 진출하면서 축성한 일차성과 7세기 통일신라시대에 증축된 이차성으로 이뤄져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시기를 달리하는 성곽의 축조 방법과 운영형태에 차이가 확인돼 고대 산성의 변화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최고의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석축 성벽 외에도 성내에서는 완성도가 높은 네모형태의 집수시설(성내에 식수 등 물을 모으기 위한 시설물)도 확인됐다. 거열산성은 경남 거창군의 진산인 건흥산(해발 572m) 정상부에 조성된 태뫼식 석축산성(산봉우리를 둘러서 쌓은 산성)이다.

1974년에 도 기념물 제22호로, 1983년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체계적인 복원정비와 보존관리가 이뤄져 온 경남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유적이다.

거창군 일원은 6~7세기 백제와 신라의 영토확장을 위한 치열한 각축장이자 삼국통일 후에는 지방 행정구역 9주의 하나인 거열주가 설치될 정도로 고대 동서를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였다. 따라서 거열산성은 삼국사기에 '거열성, 만흥사산성’으로 기록돼 있는 성곽으로 삼국항쟁기와 통일기의 고대사를 밝혀 줄 중요한 유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경남도와 거창군은 거열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친 학술조사와 두 차례의 학술대회를 추진 또는 지원해 왔다.

류명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함안남문외고분군, 합천 삼가 고분군 등 도내 가야유적 세 곳의 사적 지정신청 준비가 마무리돼 가는 만큼 연내 추가 사적지정의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시군과 합심해 국가사적 지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창녕 계성고분군(사적 제547호), 함안 가야리 유적(사적 제554호)에 이어 세 번째로 거창 거열산성이 국가사적 승격 지정 예고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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