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신임 부산지방경찰청장. ⓒ천지일보 2019.7.1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 ⓒ천지일보DB

서울지방경찰청 치안 협력관, 검찰 수사 착수

통합, 직무 수행 공정‧중립 수호 여부 등 질의

민주, 검경수사권 조정 등 현안 질의에 집중

오거돈 전 부산시장 질의도 나올 가능성 높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0일 오전 11시부터 진행되는 가운데 후보자에 대한 검증보다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의혹과 고소 사실 유출 경위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개인의 결함이 크게 나타나지 않아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지만, 박 전 시장의 급작스러운 사망과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여야의 최대 격돌지로 성격이 갑자기 변했다.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미리 알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미래통합당은 피해자의 성추행 신고 사실 유출 여부와 유출 경위를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이 청와대에 직접 보고를 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치안 협력관 A씨가 의혹을 해소할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2월 서울시청에 파견돼 근무해 왔고, A씨는 성추행 피소 유출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A씨를 비롯한 경찰과 청와대 관계자를 대상으로 제기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고발 사건을 형사2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 추모객들이 헌화한 꽃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 추모객들이 헌화한 꽃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13

검찰 조사에 앞서 경찰은 자체적으로 A씨에 대한 확인 작업에 나섰다. A씨는 박 전 시장 실종 당일인 지난 9일 오후 3시쯤 서울시 비서실 쪽에서 자신에게 ‘실종신고 절차’를 문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종된 사람이 박 전 시장이라고 A씨에게 밝히지는 않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통합당은 경찰청이 법적 근거 없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판단, 직무 수행에 있어 공정과 중립을 지켰는지 부여된 권한을 남용한 사안이 아닌지 따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통합당 박완수 의원에게 보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 고소장 접수 후, 당일 저녁 보고를 받았다”며 “경찰청과 청와대 국정상황실로 순차적으로 보고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 관련 피소 사실 유출사항에 대해 묻는 통합당 권영세 의원의 질문에는 “고소 사실 유출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통합당 최춘식 의원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에 보고한 것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김 후보자는 “정부조직법 등 국가 운영 체계에 따라 중요 사항을 상급 기관에 보고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답을 되풀이했다. 이어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주로 박 시장 관련 허위사실 유포를 포함해서 자치경찰제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정책 질의에 집중할 예정이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박 시장 관련 허위사실 유포 대응책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김 후보자는 “허위성이 명백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수사 착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신속한 삭제·차단 요청도 병행하고 있다”며 “조직적·악의적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대해서는 최초 작성자뿐만 아니라 중간 유포자까지도 추적·검거하는 등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자는 현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 중인 부산지방경찰청장이기 때문에 관련 질의도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사전에 인지했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지난 4월 23일 언론 보도와 기자회견 후 보고를 받았다”면서 미리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전격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전격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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