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에서 모두 우려의 목소리
“주한미군 존재 자체가 북한에 억지력”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보고했다는 언론보도에 미국 정치권에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 국민들도 약 43%가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애덤 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민주당 계열 싱크탱크 신민주네트워크(NDN)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주한미군은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백악관이 지난해 가을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 주둔의 조정을 검토하자 미 국방부가 지난 3월 주한미군에 대한 여러 감축 옵션을 백악관에 제시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미스 위원장은 “주한미군이 한국군과 협력해 북한의 전쟁 개시를 막아 왔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한국과)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그렇게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단순히 한국에 호의를 베풀고 있는 것이 아니고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미스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북한에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감축 등으로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WSJ 보도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이런 종류의 전략적 무능은 지미 카터(전 대통령) 수준으로 취약한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에 복리후생을 위해 미사일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인 보호를 위해 병력과 군수품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스 상원의원은 “우리의 목표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북한 주민을 압제하는 핵무기 미치광이에게 우리를 건드리기 전에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VOA는 18일(현지시간) 미 웨스턴 켄터키대학 산하 국제여론연구소(IPOL) 소속 티머시 리치 교수 연구팀이 전날(17일) 미국인 102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설문에서 미국인 43%가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주한미군 철수에 ‘강력히 동의하지 않는다’는 12.93%, '동의하지 않는다'는 29.92% 등 42.85%가 미군 철수에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응답자 22.01%는 주한미군 철수에 동의했고, 4.83%는 '강력히 동의한다'고 밝혀 모두 26.84%가 철수를 지지했다. 답변을 유보한 응답 비율은 30.31%였다. 또한 공화당 지지자 중 주한미군 철수에 찬성한다고 밝힌 응답 비율은 32.8%로, 민주당 지지자 응답 비율(23.9%)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