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형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삼성점. (출처: 고스트키친 홈페이지 캡처)
배달형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삼성점. (출처: 고스트키친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매년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이 일상화 되면서 집에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정KPMG가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재산업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체 온라인 거래액의 3.8%에 불과했으나 2020년 4월 10.5%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 이러한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매장 내 식사 이용은 감소하고 앱 주문을 통한 배달음식 이용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유주방’ 서비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공유주방은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주방 공간을 대여해주는 시스템이다. 기존 창업 절차는 상권분석, 매장임대, 인테리어 시공, 조리도구 구매 등 초기자본이 많이 발생하는 반면, 공유주방은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 배달 외식업을 준비하는 창업자나 기업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업계와 정부 모두 공유주방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매출 감소를 최소화 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공유주방을 주목하고 있다.

◆우버 설립자도 공유주방에 눈길

전 우버 설립자인 트레비스 캘러닉도 공유주방 사업에 진출, 주방 공유 기업 ‘클라우드키친’을 설립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국내 공유주방업체인 ‘심플키친’을 인수하고, 서울시내 역삼·송파 등에서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배달의민족 출신 IT 인력들도 ‘고스트키친’을 설립해 40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는 공유주방을 서울 삼성동과 강남에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 공유경제 활성화 위해 법 제도화

정부는 지난 5월 21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하나의 주방 공간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유주방’을 제도화 하기로 했다. 한국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배달음식이 활성화 돼 있어 공유주방 운영을 위한 최적의 국가로 꼽힌다. 정부 차원에서도 법개정을 통해 제도화에 앞장서 공유주방 비즈니스의 활성화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일부 공유주방을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 관련 규제를 면해주는 실증 특례를 2년간 부여해 한시적으로 허용해 왔었다. 한국은 식품위생법상 여러 사업자가 같은 공간에서 식품 접객 영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유주방 규제 샌드박스 혜택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15곳과 공유주방업체 위쿡·먼슬리키친 등이 주방 공유 영업을 해왔다.

정부는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안전성 등에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자 지난 5월 정식 제도화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연말까지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공유주방 관련 업종을 신설하고 별도의 위생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체 간 경쟁 가속화 전망

공유주방이 법 개정으로 제도화 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외식 비즈니스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이엔에프(ENF)는 배달음식 시장 성장에 맞춰 공유주방을 활용한 샵인샵 형태의 배달 전문 스테이크 브랜드 ‘딜스테이크’를 론칭했다. 딜스테이크는 공유주방을 활용해 시설과 인력에 대한 부담없이 프리미엄 스테이크 외식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 많은 창업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따라 ‘딜스테이크’는 2019년에도 26개의 매장을 신규 오픈했다.

딜스테이크는 프리미엄 미국산 소고기 ‘엑셀비프(Excel®)’를 합리적인 가격에 최상의 맛으로 조리해 레스토랑 음식을 배달해 집에서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엑셀비프(Excel®)’는 미국 본토 뉴욕 3대 스테이크 하우스와 국내 아웃백, 빕스 등 유명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맛볼 수 있으며, 2020년 2월 미국 PIERS 리포트 기준으로 국내 미국산 소고기 시장 점유율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18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한 공유주방 ‘모두의주방’은 2019년에 신규 오픈을 시작으로 2020년 현재 매장수를 55개까지 확장했다.

국내 최초의 공유주방 ‘위쿡’이 그 동안의 노하우를 배달음식 분야에 집약해 선보인 배달 음식 사업인 ‘위쿡 딜리버리’ 역시 공유주방으로 비즈니스 규모를 확대 중이다. ‘위쿡 딜리버리’는 공유주방을 통해 최적화된 공간과 제품 개발, 브랜딩, 마케팅부터 자체 라이더를 통한 배달 서비스까지 사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배달이 민족 출신 인력들이 운영하는 ‘고스트키친’과 CJ그룹이 진행하는 스타트업 상생 오픈 이노베이션 ‘오벤터스’ 2기에 선정된 ‘나누다키친’을 비롯해 ‘개러지키친’ ‘키친42’ ‘먼슬리키친’ 등 다양한 공유주방 브랜드가 잇따라 등장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배달 외식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유주방이 외식업의 새로운 해법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많은 업체들이 공유주방 서비스에 발빠르게 진입하고 있어 곧 배달을 중심으로 한 공유주방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달형 공유주방 딜스테이크. (출처: 딜스테이크 홈페이지 캡처)
배달형 공유주방 딜스테이크. (출처: 딜스테이크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