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뉴시스)
(출처: 뉴시스)

미국 프로풋볼(NFL) 구단 워싱턴 레드스킨스 내부에서 여성 직원들에 대한 성추행이 다반사로 행해졌던 사실이 폭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레드스킨스에서 일했던 여성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 구단 고위 간부들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자행해왔다고 보도했다.

레드스킨스에서 일했던 에밀리 애플게이트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재직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고객들과 회의 전 몸에 딱붙는 드레스를 입으라고 요구하면서 "방안에 있는 남자들이 뭔가 볼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COO는 데니스 그린이란 인물이었다. 그린은 애플게이트에서 "가슴이 푹 파인 블라우스와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으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하기까지 했다.

구장 귀빈석에 앉은 한 남성이 경기를 구경하던 중 여직원의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잡는 일이 벌어져 여직원이 상관에게 보고했지만 무시당했다는 증언도 했다.

애플게이트는 NFL 구단에서 일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었지만, 고위 간부들에게 성추행과 언어적 폭력을 당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WP는 애플게이트 이외에 14명의 레드스킨스 전직 여직원들로부터도 같은 증언을 얻었다고 밝혔다. 애플게이트를 제외한 나머지는 익명으로 증언을 했는데, 이중 일부는 퇴사할 때 구단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 법적 보복을 당할 것이란 협박을 받고 비공개 서약서에 서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레드스킨스에 재직했을 당시, 대니얼 스나이더 구단주의 측근 인사 3명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성추행과 언어적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레드스킨스 장내 방송 아나운서로 유명한 래리 마이클 경우 여직원들의 외모를 대놓고 외설적으로 평하는 일이 많았고, 또다른 간부는 여기자들을 성추행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는 것. 한 간부는 여직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당신이 유방확대술을 받았는지 남자동료들과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는가 하면, 또 다른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포옹을 기대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레드스킨스에 입사하는 여성직원들은 선배들로부터 어떤 사람, 또는 어떤 장소를 피해야 하는지 조언을 받곤 했다고 한다.  특히 본부 입구 근처에 있는 계단은 여직원이 반드시 피해야 할 곳이었다고. 계단이 투명한 플렉시글래스로 만들어져 있어서, 그 위를 걸어가는 여직원의 치마 속을 보는 남자들이 아래에 서있곤 한다는 것이다. 

15명의 여성들은 스나이더 구단주나 브루스 앨런 전 사장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은 없지만, 구단 내에서 벌어지는 성추행을 몰랐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애플게이트는 "브루스 앨런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근처에 있는 책상에 앉아있던 내가 한 주에도 여러 번이나 울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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