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너지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일제히 7일 0시를 기해 휘발유ㆍ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은 7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GS칼텍스 주유소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하 시행 첫날, 소비자 혼선 가중…

[천지일보=장수경 수습기자]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 내린다고 발표했지만 할인 방식이 각기 달라 소비자와 주유소 관계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친 이정민(25·구로동) 씨는 “가격이 떨어지면 부담 없이 주유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와 닿는 것이 없다”며 “여전히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SK 계열 주유소를 이용한 강모 씨도 “가격을 낮춘다고 하는데 가격표는 변동이 없다”며 “몇 달만 하는 것도 눈속임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유소 가격인하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판매자들도 마찬가지다.

SK 주유소 관계자는 “다른 주유소처럼 현장에서 바로 할인하는 것이 아니다”며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아 현재는 OK캐쉬백 카드만 사용 가능하며 카드 결제 시 고객에게 리터당 100원씩 자동 할인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객들이 모든 주유소가 다 즉시 100원을 할인해 주는 줄 알고 있어 기름 값 할인 첫날인 오늘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호소했다.

이같이 소비자와 판매자 간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는 ℓ당 100원씩 할인을 해 주지만 할인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 값을 ℓ당 100원씩 할인 판매한다. 이 같은 방식은 현장에서 바로 실행가능하지만 소비자들은 기름값 인하를 체감하기는 힘들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100원씩 내리더라도 주유소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는 100원 이하에 상응해 판매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SK에너지 경우 전국 주유소에서 고객들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는 정액을 받고 결제일자에 청구되는 금액에서는 ℓ당 100원씩의 차감해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금을 지불할 경우 ℓ당 100원을 OK캐쉬백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하지만 카드결제 할인은 카드사와 협의 및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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