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8일 오전 강경화 장관을 만나기 위해 외교부로 이동하며 팔꿈치를 부딪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8일 오전 강경화 장관을 만나기 위해 외교부로 이동하며 팔꿈치를 부딪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8

“이번 방문은 긴밀한 한미동맹을 위한 것”

“내 상대, 협상 준비돼있고 권한도 있어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북한과의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치적 의도가 담긴 미국과의 만남에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며 북미대화 가능성을 일축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의 최근 담화와 관련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비건 부장관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약식 기자회견에서 최 제1부상의 담화를 거론하고 “나와 회담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북한 측 담화를 봤는데, 이것은 좀 이상하다. 왜냐하면 나는 회담을 요청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건 부장관은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방북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이번 방문은 우리의 긴밀한 동맹인 한국 측과의 만남을 위한 것이고, 우리는 훌륭한 협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미측이 일정한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 발맞춰 북측이 대미 메시지를 내놨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다급함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내 경제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미측이 어느 정도 대북제재 완화 등 북측의 요구 조건에 부합할 경우 통근 결단도 나올 수 있다는 시각이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미 대선전 3차 북미 정상회담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비건 부장관은 북한과의 협상의 여지도 남겼다. 그는 “또 하나 명백히 하고 싶은 것은 나는 최선희 부상이나 존 볼턴 대사로부터 지시를 받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내가 방침을 정하는 것은 (오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년 간 수차례 만남에서 이뤄낸 결과에서 비롯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북미 정상)의 비전이 우리 팀의 방향을 정하는 지침”이라며 “그것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밝은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 상대역(카운터파트)을 임명할 때는, 그 사람은 이런 이슈들에 대해 협상할 준비는 물론 권한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당연히 우리는 그 시점에 모든 준비가 돼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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