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중국전문 대기자

중국이 제12차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를 마무리 하면서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지난 3월 14일 폐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우리국회에 해당 되는 중국의 독특한 정치제도다. 대략 인민대표 수는 3000명이 못 된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과 같은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그들 나름대로 각 지역, 민족, 직능을 대표하면서 민주적 절차를 갖추고 있다. 같은 시기에 폐막된 정치협상회의와 더불어 양회(兩會)라고 통칭한다.

베이징에서는 매년 3월초부터 중순까지 양회가 열리는데 전국의 대표들이 수도에 집결하고 그 해 정책은 물론 향후 5개년 정책들을 결정한다. 이 기간에는 베이징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는다. 때문에 세계의 중국워처(watcher, 중국분석가)들에게 빼놓을 수없는 중요한 시기이며, 그들은 정보와 뉴스들 통해 중국을 분석하고 전망한다.

원래 중국은 마오쩌둥이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 공화국을 성립시킨 후 곧이어 한국전쟁에 참여하면서 1950년에는 인플레가 100%까지 치솟았다. 이듬해에는 12%로 그리고 1952년 말에는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위한 ‘국가 총 노선’을 제기하면서 조금씩 인플레가 안정되었고, 1953년부터는 제1차 5개년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역사에서 정식으로 경제계획이 시작되어 지금의 12차 5개년 계획까지 이르게 된다.

처음 5개년 계획이 시작될 때를 보면 중점목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농업과 수공업을 사회주의 집단 소유제로 바꾸는 것과 사회주의 공업화를 이루는 것이 최대 목표이기에 자본주의적 공업을 전 인민이 소유하는 국유․국영으로 개조하는 것 등이었다.

경제부문의 전면적인 사회주의화로 그들 나름의 부강한 사회주의 중국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상의 내용들을 중국이 더욱 강조하고 신성불가침한 목표로 삼기위해 1954년 9월 채택된 중화인민공화국 최초의 헌법 제1조에 삽입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내용과 목표로 시작된 중국의 계획들은 제12차 5개년이 시작되는 금년에 들어와 거의 사회주의적 이념에서 자본주의적 이념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50여 년 전의 집단적 개념의 강조는 자본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적 소유’를 인정하게 이르렀으며 급기야 급성장으로 인해 빈부격차, 지역격차, 환경파괴를 낳게 되어 경제계획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번 12차 5개년의 주요 목표는 향후 중국이 맹목적인 성장만을 위한 정책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명확히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실시된 11차 5개년의 경제목표가 매년 7.5%성장이었다면 2015년까지 진행되는 5개년 계획에서는 매년 목표를 7%로 낮추었다.

물론 이전 5개년계획에서 목표보다 훨씬 높은 11.2%성장을 기록해 계획이 무색해 졌지만 이번 계획에서는 명확히 조정을 통해 안정적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정책적 의지가 확고하다. 그동안 환경파괴를 용인하면서 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하에 성장된 것들은 과거지사이며 성장방식을 완전히 바꿔 ‘내수확대’에 모든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를 통해 나아가 ‘민생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인민을 생각하는 정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히딩크가 월드컵 한국 4강 진출전에서 했던 ‘아직도 배고프다’라는 말은 당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중앙정부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항상 얘기한다. 중국은 작년 말 기준으로 세계 2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 2위지만 미국 총 경제생산규모의 40%밖에 안 된다는 것을 부지불식간에 모든 매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일깨우면서 인민들의 분발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을 따라가야 한다는 냄새를 자꾸만 풍긴다. 임가공 형태의 수출만하는 경제, 저임금을 활용한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에 대한 인식은 곤란하다.

제3차 산업이 고루 발전되고 나아가 선진국형 경제로의 전환의 핵심인 서비스업이 최대로 발전된 나라, 외국 눈치를 더욱 보지 않으면서 차차 당당한 경제체제를 이루는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또한 확대돼 있는 이상적으로 발전된 중국의 모습을 그리는 데 역점을 둔 것이 제12차 5개년경제계획의 토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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