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리비아의 무사 쿠사 외무장관이 30일 영국으로 망명한 데 이어 알리 압델살람 트레키 전 외무장관도 31일 무아마르 카다피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AP 통신은 이들 고위직 인사의 잇따른 체제 이탈이 카다피 정권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레키는 이날 여러 개의 야권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카다피 체제에서 유엔 주재 대사직이나 다른 관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 초기에 일찌감치 사표를 던진 이브라힘 다바시 전 유엔 주재 차석 대사는 트레키 전 외무장관이 더 이상 카다피 체제에 봉사하지 않는다며 체제 이탈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반군 측 인사인 압델-모네임 알-후니 전 아랍연맹 주재 대사도 트레키가 3주 전부터 자신의 입장을 밝히려고 했으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리비아 외무장관과 제64차 유엔 총회의 의장을 역임한 트레키는 지난 5일 리비아 반군 쪽에 합류한 모하메드 샬감 전 유엔 주재 대사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미국 측이 그의 입국 비자발급을 거부함에 따라 유엔 대사로 부임하지 못한 채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러 왔다.

고위직의 연이은 체제 이탈은 정부군에게는 심리적인 불안요소, 반정부군에게는 사기 진작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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