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의 남북 통신선 차단은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의 균열을 노린 시도며, 북한의 대미 전략이 결정될 때까지 남북관계가 암울할 것이라고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전망했다.

워싱턴 민간단체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마크 패츠패트릭 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북한은 큰 이익을 얻지 않는 한 연락채널을 복원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한국이 북한에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에 이익이 되는 남북 경협에 한국이 참여한다면 통신채널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VOA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이전의 각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이 각본에서 단 하나의 새로운 요소는 북한이 한미 동맹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미국은 한국과 동맹을 맺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고 증명할 수 있는 사실로 만들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행동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지 않으면 북한이 한국에 계속 부당한 요구를 하고 한반도에 긴장 상태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주된 이유로 남북-북미 정상회담 후에도 자신들이 원하는 제재 완화와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해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대표는 또 이번 조치가 한국에 대한 실망감과도 연관이 있다며, 북한은 한국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 등 남북 협력사업에 속도를 내지 않는 데 불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미 대화가 교착돼 있는 상태에서 남북 대화가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번 조치는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고스 국장은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길’을 공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대미 전략을 잡을 때까지 한국과의 통신채널 단절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북한에 관여를 시작한다면 한국과의 통신채널을 복원하고, 아니면 남북 간 현 상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긴장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무기 시험 등 도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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