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방사성 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여러 곳에서 플루토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8일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5곳에서 플루토늄을 검출했다며 이번 원전 사고로 핵연료에서 방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는 MOX라고 불리는 플루토늄 연료를 쓰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검출된 플루토늄의 농도가 과거 (다른 국가의) 핵실험 시 일본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수준이라며 "극히 미량으로 일반적인 환경의 토양에서 검출되는 수준이고, 인체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원전 부지 내부와 주변의 환경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안자이 이쿠로(安齊育郞)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명예교수(방사선방호학)는 "플루토늄은 지금까지 검출된 다른 방사성 물질과 달리 알파선을 방출하는 게 특징"이라며 "알파선은 감마선보다 세포 파괴력이 약 20배나 강하다"고 지적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안자이 명예교수는 "다만 검출된 플루토늄의 양을 보면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방수 활동으로 방사성 물질이 원자로 안에 머물러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는 사정이 있는 만큼 당분간 공간이나 토양, 바닷물 등에서 체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추측되는 2호기 터빈실 지하와 바닷가를 잇는 터널에 물이 차 있고, 물 표면에서 시간당 1천m㏜(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고 도쿄전력이 밝혔다.

1호기와 3호기 쪽 터널에도 물이 차 있었지만, 1호기 쪽에서는 시간당 0.4mSv가 관측됐다. 3호기 쪽 터널은 건물 파편 탓에 방사선량을 측정할 수 없었다.

NHK는 "원자로 건물이나 터빈실은 방사선 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터널은 제외돼 있다"며 "평소에는 방사성 물질이 절대로 들어갈 리 없는 곳에도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이 흘러넘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은 27일 오후 3시30분께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서도 하루 늦게 발표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한편 도쿄전력은 28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2호기의 경우 연료봉을 담은 탄소강 재질의 압력용기 바닥에 구멍이 뚫렸을 개연성이 있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구멍이 뚫렸다고 보는 이유는 원자로에 물을 넣어도 압력용기의 수위계 수치가 생각한 만큼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압력용기 내부의 압력이 대기압(대기 중의 압력)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압력용기가) 완전히 부서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8일 오전 회견에서 "압력용기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겠다"고 밝히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다만 총리 자문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나 도쿄전력 감독 기관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물이 흘러나오더라도 원자로 안에 물을 붓고 나서 증기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원자로를 냉각하는 방법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각기능 회복작업은 28일에도 계속됐다. 도쿄전력은 1호기 터빈실 지하에 고인 물은 임시 펌프로 뽑아 올려 복수기(復水器)에 집어넣고 있지만, 2, 3호기는 복수기가 이미 가득차 있어 이 물을 다른 탱크로 옮기는 작업을 먼저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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