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4

선전한다면 0%대 성장률도 기대
09년 역성장 전망에도 실제 0.2%
내년 전망은 3.1%, 큰 반등 예상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1.6%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2009년 실제 성장률은 0.2%가 나온 적이 있어 선전한다면 0%대 성장률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예상대로 마이너스에 그친다면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아울러 한은은 내년 성장률은 3.1%로 전망해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28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포인트(p) 대폭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3.1%로 전망했다. 직전 전망(2.4%)보다 0.7%포인트 상향한 수치다. 또 올해와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각 0.3%, 1.1%로 예상했다.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췄지만, 이후 각종 지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타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속속 확인되자 이를 반영해 2.3%포인트를 끌어내렸다.

이미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가 나왔고, 2분기는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치였다.

2분기 들어서도 각종 지표들이 암울한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4월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24.3% 감소한 데 이어 5월 1~20일에도 20.3% 줄었다. 게다가 2차 미중무역분쟁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악화에 더 영향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경제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쁜 것도 우리나라 수출 영향에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0.2%를 전망한 가정보다 더 낙관적인 시나리오로는 소폭 플러스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0.2%)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은의 대폭적인 성장률 하향조정은 이미 다른 기관들이 0% 안팎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으면서 일찌감치 예견됐다.

앞서 지난 20일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가 상반기에는 -0.2%로 역성장에 그치지만, 하반기 0.5%로 선전해 연간 0.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0.5%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한국 경제가 -1.2%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고,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4월 말 현재 주요 해외 IB(투자은행)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 역시 -0.9%다.

한편 한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해는 한국은행이 1953년 GDP 통계를 편제한 이래 1980년(-1.6%)과 1998년(-5.1%) 단 두 차례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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