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1

국회서 퇴임 기자간담회

“팍스 코리아나 시대 응원”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퇴임을 앞둔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면서 “하루하루 쌓아올린 보람이 가득했던,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 제가 나고 자라서 뼈를 묻을 고향 의정부로 돌아갈 시간”이라며 “고단했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생각해보니 평생을 정치의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5년 혈기 넘치던 법대 시절 한일회담 반대투쟁에 나섰던 시기를 떠올리면 55년의 세월”이라며 “80년 서울의 봄을 기점으로 하면 40년이다. 87년 제2의 서울의 봄, 처음으로 정당에 참여한 시절을 기준으로 해도 33년이 된다”고 회고했다.

문 의장은 지난 1979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통해 정치에 발을 내딛게 됐다고 했다.

그는 “동교동 지하서재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처음 만난 날, 그 모습이 지금도 강렬하고 또렷하게 남아 있다”며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세상’ 그 말씀이 저를 정치로 이끌었다. 그날 모든 것을 걸고 이뤄야할 인생의 목표가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1997년 12월 19일 김대중 대통령님이 당선됐다”며 “수평적이고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현실이 됐고, 이로써 제 목표는 모두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1

문 의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부름을 받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회의장을 하며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얻었다”며 “야당이었던 두 정부에서는 야당을 대표해 한국사회에 미력하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 무려 다섯 정부에서 제게 역할이 주어졌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었다. 그것은 놀라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 민주주의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국민의 힘과 한국사회의 역량은 강화되어 어떠한 국난도 능히 극복해내는 강한 나라가 됐다”면서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으며 팝과 영화, 스포츠와 방역에 이르기까지 K열풍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의장은 “팍스 아시아나 시대에는 한국·중국·일본 3국이 서로 양보하며 협력 속의 경쟁이 필연이다. 그 안에서 대한민국이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실현하고 우뚝 서기를 염원한다”며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라면 누구나 꿈꾸고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 몸은 떠나도 문희상의 꿈,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낙선을 포함해 수많은 위기의 순간과 시련의 시간도 보냈다. 그때마다 실의에 빠져 있던 저를 일으켜 세운 원동력은 고향 의정부 시민의 손이었다”며 “그분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6선의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명예퇴직하게 됐다. 이 은혜와 고마움을 어찌 잊겠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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