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2일 오리온그룹의 거액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본사와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23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오리온그룹이 강남 부동산과 고가 미술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해 관련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리온그룹은 지난 2006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물류창고 부지를 부동산 시행업체인 E사에 매각했다. 이후 그룹 계열사인 메가마크가 시공을 맡아 고급빌라를 짓는 과정에서 비자금 40여 억 원을 조성한 의혹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E사는 이 부지를 매입한 뒤 시행사 2곳에 되팔고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자금을 조성해 빌라 건축 사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시공권은 메가마크에 넘긴 것이다.

검찰은 또 오리온 측이 조성한 비자금의 돈세탁을 위해 평소 그룹 경영진과 친분이 있는 서미갤러리 등을 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의 자택을 지난 22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미갤러리는 지난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때 삼성가의 미술품 구매 창구로 지목돼 압수수색을 당한 곳으로 잘 알려졌다.

오리온그룹은 2001년 모기업인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돼 오리온 제과, 스포츠복권 토토 등을 주력으로 하는 재계 서열 30위권 정도의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6775억 원에 영업이익 607억 원을 올렸다.

한편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오리온그룹 측은 검찰의 수사배경이 실제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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