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최근 한국 스포츠스타들의 기부 물결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포츠 아이콘인 박찬호와 박지성은 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1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내놨다.

지난해 일본골프투어 상금왕을 수상한 김경태도 거액을 기부했으며, 여기에 국민타자 이승엽도 언론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구단 선수회 앞으로 조용히 큰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져 일본인들에게 말 못할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미묘한 과거사가 얽혀 있어 스포츠로 만나는 한일전마다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관계다. 다른 경기는 지더라도 한일전만은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선수들의 라이벌 심리와 똘똘 뭉친 투지로 인해 한일전은 늘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게 치러진다.

그래서인지 전부는 아니겠지만, 야구나 축구 등에서 한국 프로선수들이 일본으로 진출할 경우 약간은 보이지 않게 차별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야구에서 더욱 그랬다.

일본은 자신들이 더 우월감을 나타내려는지 한국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였더라도 은근히 견제해 결국 쓴 맛을 보게 한 뒤 씁쓸히 귀국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기부 물결로 두 나라는 더 이상 적대적인 스포츠 라이벌이 아니라 스포츠로 서로 하나 될 수 있는 관계임을 보여줬다. 매번 치열하게 설왕설래하기 바쁜 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격려와 감사가 오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화제를 잠시 돌리자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 국제대회 성적은 뛰어나지만, 자국 스포츠 열기는 현격하게 뒤처진다. 축구와 야구만 봐도 일본프로경기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서 한국이 스포츠 인기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일본과 잦은 스포츠 교류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더구나 일본은 현재 지진으로 인해 야구와 축구리그 경기들이 일정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참에 한국과 일본이 리그를 통합해 치르는 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미묘한 라이벌 관계는 어쩔 수 없겠지만,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로 경기를 펼친다면 양국 간 서로 흥행대박을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항간에는 특히 야구 발전을 위해 한일야구 통합리그를 치르는 방안이 제기되기도 해 흥미가 된 적이 있다. 한국 스포츠스타들의 이번 기부 물결이 양국의 스포츠 발전을 위해 더욱 활발한 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진 않을까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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