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에 제동 걸리기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폭발에 따른 ‘핵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원전 안정성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는 442개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등 14개국은 지난해부터 원전 건설을 시작했고 건설하고 있는 원전도 65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 폭발을 계기로 원전의 안전성과 미래 에너지원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제동이 걸린 나라도 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악몽 때문에 일본 원전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유럽연합은 21일 긴급 에너지 장관회의를 개최해 핵 안전과 에너지 수급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핵 발전을 둘러싼 유럽의 정치학이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은 27일 남부 바덴뷔템베르크와 라인란트 팔레티나테주 지방선거와 맞물려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원전 전체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고, 6월 15일까지 여론을 수렴해 원전의 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독일은 체르노빌 사건 이후 여야 없이 원전 폐쇄정책에 동의했다. 하지만 현재 집권당인 기독민주연합(기민련)의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9년에 원전 폐쇄정책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기민련은 지난해에 원전을 평균 12년 연장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원전 발전량 2위인 프랑스는 원전 문제를 국민투표로 하자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MSNBC 방송은 미국 매사추세츠에 있는 필그림 원전의 원자로가 내년 6월 운영허가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안전성 논쟁으로 운영허가 갱신이 지연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필그림 원자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설치된 것과 비슷한 모델인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마크1(Mark1)형 원자로이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16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원자력 강국인 중국은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하는 절차를 일시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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