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김소형의 두 번째 시집 ‘좋은곳에 갈 거예요’가 출간됐다. 첫 시집 ‘ㅅㅜㅍ’에서 “동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무의식의 세계”를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김소형은 새 시집을 통해 꿈과 현실을 오가며 대안적 공간을 모색한다. 전작에서 아름답고도 끔찍한 꿈의 공간을 그리던 그가 현실 풍경에 주목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또한 아름답고 끔찍하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그는 시위 현장 옆에서 크레인이 새 빌딩을 짓고 있는 세상, 인간의 생명과 영혼까지 거래될 것 같은 이 세상을 조망한다. ‘이 시대는 나에게 할 말 없냐’며 원망하는 그의 목소리는 그러나 아직 이 시대에 남아 있는 순수와 마주하며 신비를 얻는다. 고작 영화관에 갈 뿐이지만 오늘은 좋은 곳에 갈 거라고 희망차가 말하는 아이들을 통해, 출퇴근길 가방에서 굴러다니던 빵 한조각의 발견을 통해 그는 여기 아닌 더 좋은 곳을,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한다. 우리는 달려졌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면서.

김소형 지음 / 아침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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