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응답률 10%, 여론조사 ‘신뢰도’ 논란… 문제점은?
[4.15총선] 응답률 10%, 여론조사 ‘신뢰도’ 논란…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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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7일 오후 종로구 동묘앞역 10번 출구 앞에서 퇴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7일 오후 종로구 동묘앞역 10번 출구 앞에서 퇴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7

8일 기준 여심위 등록조사 7195건

일평균 3건 이상… 홍수 속 사는셈

성별·연령 등 거짓 응답 확인 안돼

조사기관, 대부분 유선·안심 병행해

최초 통화 실패시… 다른 표본 대체

전문가 “전지전능한 조사 방법 없어”

“문제 발생 시 반드시 사후 보정해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선거철이면 각 언론사들은 앞다퉈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공표한다. 일주일여 앞둔 21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총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 공표일인 8일 기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된 선거여론조사는 7195건(2014년 3월 지방선거 때부터 현재까지)이다. 일평균 3건 이상에 달하는 등 사실상 선거여론조사의 홍수 속에 사는 셈이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예측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인데, 정치권에선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각 당의 맞춤전략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세 후보에게 편승할 수 있고, 반대로 열세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도 있다. 관건은 선거 구도를 판가름하는 무당층·중도층 유권자들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여론조사가 여론을 나타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역할까지도 하고 있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여론조사는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등 그 중요성이 상당하다.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이다. 선거철마다 불거지는 ‘신뢰도’ 논란이다.

실제 언론사마다 다른 통계가 나오고 심지어 결과에서도 반대 현상이 나타나는 등 매번 제기되는 지적들이다. 여론조사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지만,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여론조사 허점… ARS조사의 낮은 응답률

우리 공직선거법은 언론사의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고, 지난 2017년 5월부터는 영세 조사업체 난립을 막기 위해 선거여론조사기관의 설립요건을 강화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론조사 자체의 한계라는 분석이 많다.

통상 전문가들은 여론조사의 허점으로 10% 안팎에 불과한 낮은 응답률, 유선전화 중심 조사, 누적 표본산정의 어려움 등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낮은 응답률이다. 리얼미터를 포함해 우리나라 선거 여론조사기관의 상당수는 조사비용을 줄이기 위해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을 사용해 조사한다. ARS 조사는 면접원이 아닌 미리 녹음된 기계가 자동으로 음성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버튼을 눌러 답변을 입력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밀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별이나 연령 등을 거짓으로 답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지난해 10월 한국통계학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ARS의 일치율은 성별 91%, 지역 86%, 연령대는 70%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 선정과정에서 비표본오차가 커서 특정 이슈에 관심도가 떨어지는 계층은 조사에 잘 응하지 않을뿐더러 한국인의 특성상 자신의 진심도 잘 드러내지 않는 단점이 있다. 전화면접 조사와 비교하면, 응답자가 중도에 끊어버리는 비율이 커 평균 응답률이 10%를 채 넘지 않는다.

여심위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까지 여심위에 등록된 총선 여론조사 응답률 평균치는 9.1%였다. 이 중 전화 면접원 조사의 평균 응답률은 15.5%였고, ARS 조사는 평균 응답률이 4.9%였다.

표본추출 방법 또한 RDD(임의번호 걸기) 방식이어서 모집단인 유권자를 얼마나 정확하게 대표할 수 있는지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 투표함이 놓여 있다. 4.15총선 사전투표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 투표함이 놓여 있다. 4.15총선 사전투표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천지일보 2020.4.9

◆유선전화 조사방식 문제… 안심번호 보완

유선전화 위주의 선거여론조사도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유선전화 가입자는 2002년에 234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줄곧 감소해 지난해는 1360만명으로 줄었다. 반면 무선전화 가입자는 1999년부터 이미 2344만명으로 유선전화를 추월하더니 계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는 6889만명으로 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총등록가구는 2002년 1511만 가구에서 2018년 2050만 가구로 35.7% 증가했다. 이에 비해 1인가구는 2002년 263만 가구에서 2018년 585만 가구로 122.4%나 급증했다. 1인 가구는 말할 것도 없고, 20~30대 젊은 부부들은 집전화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론조사를 하는 낮 시간대에 유선전화 조사응답자는 중∙노년층이나 주부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특정연령, 특정직업군이 실제 모집단인 유권자보다 과다 반영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안심번호(가상번호)’다. 안심번호란 휴대전화 이용자의 실제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이통사가 임의로 생성한 가상의 일회용 전화번호다. 여론조사기관이 조사에 필요한 성별, 연령별, 지역별 휴대전화 번호를 이통사에 요청하면 이통사는 이를 실제 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안심번호 형태로 제공하게 된다.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이용이 보편화한 요즘 유선 전화만을 통해 조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정확성을 보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지난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개인정보보호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런 장점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조사업체가 유선전화 조사와 안심번호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이미 2018년 지방선거에서 활용됐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심번호 조사는 유선전화에 비해 응답률이 높다”며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단위의 선거를 치르는데, 안심번호가 이번 총선이나 대선 때까지는 선거 결과에 부합되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용자 입장에서 안심번호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고 있고, 보이스피싱 우려 등으로 스팸을 설정하는 등 여러 가지 편향들이 생겨나기 시작됐다”며 “또다시 특정한 계층이 여론조사에서 배제되는, 즉 유선전화에 기반한 데이터를 얻었던 상황이 조만간에 연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안심번호도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특정한 편향 발생 시 그것을 보정하기 위한 기법 등을 부단하게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적 표본산정의 어려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 여론조사기관은 표본할당에 있어서 연령∙성∙지역별뿐 아니라 인종∙종교∙소득∙학력별 등을 포함해 20여 가지 이상을 포함한다. 아울러 최대한 유권자모델에 근접하게 하기 위해 이전 선거 등 5회 정도의 투표이력을 확인해 반드시 집어넣는다.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서 나온 여론조사도 실제 선거결과와 적잖게 틀리는 게 현실이다.

이에 안 대표는 “미국이나 영국, 유럽 등 이런 나라들은 우리보다 훨씬 다양한 여론조사 기법을 선보여 왔고, 역사도 오래됐다”면서 “그러나 2015년 영국 총선이나 미국 대선 예측에 실패했는데, 그들의 다양한 방법도 한두 차례 선거에서는 반짝 효과를 보지면 또다시 문제는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때문에 사후 보정을 위한 귀납적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지전능한 조사방식은 결단코 없다”고 단언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선거 때만 등장하는 영세업체 등을 통해 아주 적은 금액으로 조사를 하기 때문에 겨우 성별, 연령별, 지역별 할당 정도만 한다. 좀 더 표본할당을 할 경우가 직업별, 정치성향별, 소득별(한국갤럽의 전국조사) 정도다.

이 같은 지적에 안 대표는 “우리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보면, 정말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성별·연령·지역 이외에 기타 변수를 적용할 때는 관련 근거를 제출해야 하고 일일이 합리적인지를 입증해야 하는데, 그것을 누가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표본수가 같았을 때 표본의 목표할당에서 또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목표할당은 선거구의 성별과 연령분포에 비례해 응답받을 목표 숫자를 뜻한다. 일례로 30대 목표할당이 100명이면 100명의 응답을 받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심위에선 70~130명이면 올바른 여론조사 결과로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우리나라 여론조사 기관은 최초 통화에서 정해진 응답자와의 접촉에 실패하면 재통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다른 표본을 대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목적에 맞는 할당표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과 시간에 쫓겨 할당표집을 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조사기관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런 할당표집 방식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서울역에서 4.15총선 관련 문구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4.15총선 사전투표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서울역에서 4.15총선 관련 문구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4.15총선 사전투표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천지일보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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