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뉴시스)

70대 백인 남성간의 대결

샌더스 하차로 바이든 확정

공화당은 사실상 트럼프 지명

정책노선 대결 속 난타전 전망

코로나19‧무당파 등 핵심 변수

[천지일보=이솜 기자]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결로 치러진다.

공화당 경선에서는 트럼프의 후보 지명이 확정적인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중도 하차를 선언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본선 티켓을 거머쥐게 됐기 때문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확정하고 본선 대결로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대선을 7개월가량 앞두고 각당 후보가 확정되면서 사실상 본선 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이에 이번 미 대선은 70대 백인 남성 간의 대결이 됐다. 미국 나이로 트럼프 대통령은 73세, 바이든 전 부통령은 77세이다.

2016년 ‘이단아’로 불리며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3차례 경선 도전 끝에 대선 후보에 오른 화려한 정치경력의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정권교체를 이룰지 승부가 본격화하면서 미 정가도 대선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엎치락뒤치락 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 누가 승리할지 특정하기는 어렵다.

두 사람 고유의 전통적 지지층을 넘어 무당파와 중도층을 누가 잘 공략하느냐가 선거전의 핵심 중 하나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 의원 지지층의 표심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특히 미국인의 전 국민적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두 후보의 색이 극명하게 다른 만큼, 이번 대선은 치열한 정책 노선 대결이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무역정책, 국경장벽, 의료보험 등에서 이전의 좌우 정권교체 때와 비교해 훨씬 더 큰 진폭의 정책 변화를 추진해왔다. 반면 중도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세계 패권과 질서 유지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미국의 전통적 가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 후보는 주한미군 주둔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북핵 해법 등 한반도 문제를 놓고도 큰 시각차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핵 문제로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톱다운’ 해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나친 분담금 증액 요구가 동맹의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톱다운 방식에 부정적 인식을 보인 바 있다.

정책 대결 못지 않게 이전투구식 비방전과 인신공격, 폭로전도 벌어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대표적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조사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는 이 스캔들로 의회의 탄핵 심판까지 갔다가 부결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의 아들이 우크라이나 측에서 대가성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남아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를 집중공격할 공산이 크다.

한편 이날 샌더스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의원 확보 수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비해 300명 뒤지는 상황에서 승리로 가는 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선거운동 중담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중단과 별도로 남은 경선기간 투표용지에 이름을 계속 올려 대의원 확보 작업을 해나가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이는 민주당 공약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기 위한 지렛대로 삼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샌더스 의원의 중도하차에 대해 트위터에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됐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에게 공화당으로 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해 “대의원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고 추가로 확보하려고 한다! 이게 다 뭔가”라고 빈정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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