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글로벌 포브스 글로벌 2000 기업 업종별 영업이익률 비교.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과 글로벌 포브스 글로벌 2000 기업 업종별 영업이익률 비교.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포브스 글로벌 2천대 기업 분석

수익성은 반토막, 다양성도 부족

시총 500위 내 고작 ‘3개’ 그쳐

6대 제조업 수익성은 절반 수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다양성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2019년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이하 포브스 2000)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수익성은 글로벌 대기업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포브스 2000에 포함된 국내기업 업종 23개 중, 업종별 영업이익률이 해외기업 평균보다 높은 업종은 광업 및 비철금속(7.7%), 제약·바이오(27.2%), 종합 및 전문 금융서비스(15.8%), 화장품·생활용품(10.1%) 등 4개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를 비롯한 대표 제조업 6개 업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5.4%로, 같은 업종 해외기업 영업이익률(9.4%)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유틸리티(-0.9%), 백화점·할인마트(-0.8%), 항공서비스(-1.5%) 업종에서는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하여 양(+)의 영업이익을 낸 해외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였다.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20.9%로 높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평균(25.5%)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도 글로벌 기업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포브스 2000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 수는(62곳)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지만, 시가총액 합계는 8579억 달러로 12위에 그쳐 우리나라 기업의 절대 규모는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57곳·시총 1조 8000억 달러)나 독일(53·시총 1조 5000억 달러) 등 주요국에 비해 포브스 2000에 이름을 올린 기업 수는 많지만, 시가총액 규모는 이들 국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욱 극명히 드러났다. 우리나라 기업 중 시가총액 500위 안에 포함되는 기업은 단 3개사에 불과해 포브스 2000 기업을 50개 이상 배출한 상위 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보다 포브스 2000 기업 수가 적은 국가 중 500대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프랑스(21개)의 7분의 1, (우리나라에 이어) 두 번째로 적게 보유한 인도(12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은 동종 업계 세계 1위 기업에 비해 규모가 크게 작았다. 2019년 한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2724억 달러)의 시가총액은 세계 1위 기업인 애플(9613억 달러)의 28.3%,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312억 달러)의 시가총액도 글로벌 최대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1766억 달러)의 17.7% 수준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주력 제조업의 수익성이 낮고 신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을 배출하지 못해 세계무대에서 뒤처져 있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쳐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규제, 노동, 세제의 3대 개혁에 나서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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