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로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지역사회 감염우려가 커진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로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지역사회 감염우려가 커진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2

“마스크 착용한 亞 감염률 낮아”

“효과 없다”던 美 등 입장 선회

의료진→국민 착용 지침 바꿔

“마스크 착용, 독감도 감소시켜”

[천지일보=이솜 기자] ‘의료진과 아픈 사람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던 서구권 나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의 바이러스 전파 우려 등에 따라 모든 국민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마스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아시아의 판단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CNN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마스크에 대해 아시아가 옳았을지 모르며, 다른 나라들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몇 주 안에 당신의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충고할 것”이라고 이같이 전했다.

또 아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지침은 위기가 시작된 이래로 많은 지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전술이 옳았음을 증명할 것이고 낮은 감염률과 빠른 확산 억제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계 다른 국가에서는 이 메시지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몇 주 동안 당국, 정치인들, 언론은 자신있게 마스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대신 손을 씻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고만 권유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초기부터 홍콩과 다른 아시아 나라의 정부는 자국민에게 바이러스 증상 유무를 떠나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대해 서방 언론 일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아시아인들의 강박’이라고 비판했지만, 이 전략은 발병을 막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한국, 중국 본토는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거나 구하기 힘든 유럽과 북미 지역보다 대규모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거나 강화하는 데 큰 성공을 거뒀다.

홍콩 의대 전염병 전문가인 이반 헝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의 자료를 보면 마스크 착용이 감염 관리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사실 지금은 인플루엔자의 계절인데도 우리는 인플루엔자 환자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마스크가 실제로 코로나19뿐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막아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마스크에 대해 아시아가 옳았을지 모르며, 다른 나라들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는 제목의 CNN 기사. (출처: CNN 홈페이지)
‘코로나 바이러스와 마스크에 대해 아시아가 옳았을지 모르며, 다른 나라들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는 제목의 CNN 기사. (출처: CNN 홈페이지)

미국에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공급이 부족하니 의료진만 착용해야 한다고 발표해 미국인들에게 혼란을 줬다. 그러다 다시 입장을 선회에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방침이다.

애초 코로나19에 대한 지침으로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 등으로 주로 퍼지는데, 이는 근처에 있거나 폐에 흡입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입이나 코에 닿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CDC는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며 “공급이 부족할 수 있으며 간병인을 위해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전 세계 중 최대 감염국이 된 현재, 당국은 새 마스크 사용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CNN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인사 대다수도 공공장소 내 마스크 착용을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현안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정부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변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증상 감염자’ 때문이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감염자의 상당수가 실제로 무증상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수는 무려 25%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1일(현지시간) CDC가 마스크 착용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며 긍정했다.

TF와 CDC는 미국 국민을 상대로 마스크 착용 방법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그리고 여전히 병원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N95 마스크와 같은 의료용 장비 구매 급증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 왔다고 CNN은 전했다. 또한 ‘문화적 변화’도 논의 현안에 포함됐다. 미국인들은 아시아 일부 국가 시민들과 달리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에 미온적이었던 이스라엘, 체코,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서도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권고하는 등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WHO는 지역 사회 차원에서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마스크가 다른 보호 조치와 결합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마스크 착용의 유용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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