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투자는 10% 이상 감소한 79조

삼성·SK·LG 3곳만 11조399억원↓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기업들이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투자도 1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SK, LG 등 3개 그룹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신규 투자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투자액이 크게 줄어든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대기업집단 358개 계열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과 한국지엠, 중흥건설 제외)의 실적 및 투자,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32조 8394억원, 66조 48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매출은 2.1%(28조 8712억원), 영업이익은 46.5%(57조 7273억원)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기업들의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은 90조 5173억원에서 79조 5439억원으로 12.1%(10조 9734억원) 줄어들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던 삼성과 SK, LG의 투자가 막바지에 접어든 데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투자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중 무형자산 취득액은 8조 7535억원에서 10조 2694억원으로 17.3%(1조 5159억원) 늘어났다. 반면 설비 및 부동산 등에 투자된 유형자산 취득액은 81조 7639억원에서 69조 2745억원으로 15.3%(12조 4894억원)나 감소했다.

그룹별로는 SK가 20조 9035억원에서 16조 1200억원으로 4조 7835억원(22.9%) 줄어 감소액이 가장 많았다. LG와 삼성도 각각 3조 3891억원, 2조 8673억원이 줄어 감소액 2, 3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S-OIL(-1조 2110억원)까지 1년 새 1조 원 이상 투자를 줄인 그룹은 총 4곳이었다.

이어 현대중공업(-9634억원), 코오롱(-1849억원), 아모레퍼시픽(-1823억원), 애경(-1534억원) 등의 투자 감소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전년 대비 -5조 2949억원이나 줄여 감소액 1위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3조 3296억원), 삼성전자(-2조 1712억원), S-Oil(-1조 211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LG이노텍(-7493억원), 삼성SDI(-4932억원), 현대삼호중공업(-4237억원), 현대미포조선(-3962억원), LG전자(-3804억원), 기아자동차(-3135억원) 순이었다.

반대로 지난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LG유플러스로 1조 6168억원에서 2조 5628억원으로 9460억원(58.5%) 증가했다. 이어 GS칼텍스(5718억원, 85.4%), KT(4567억원, 17.5%), LG화학(4276억원, 16.3%), SK에너지(3932억원, 81.8%), CJ ENM(3656억원, 198.7%), 현대모비스(3566억원, 112.2%), 포스코(2999억원, 17.3%), 대한해운(2387억원, 145.2%), 포스코켐텍(2065억원, 197.8%) 등이 증가액 톱10에 올랐다.

한편 대기업집단의 고용은 전년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말 358개 사의 고용 인원은 108만 7111명으로 전년 말 107만 7667명에 비해 0.88%(9444명) 증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