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한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천지일보 2020.3.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한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천지일보 2020.3.23

이재명, 분당 제생병원 상대 형사고발 

중대본, 요양병원 집단감염 시 구상권 검토 

“정부 책임전가… 의료인 철수 권고할 것”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기관을 상대로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사 고발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2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지사는 분당 제생병원을 상대로 한 형사 고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분당 제생병원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명단을 누락시켰다는 이유로 형사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분당 제생병원의 원장까지 확진자로 진단받았다. 그만큼 해당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했다는 것”이라며 “명단 누락은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염증과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이 과오를 범했다고 해서 범죄자 취급하고 형사 고발하겠다고 하면 어느 의료진이 사명감을 갖고 진료에 임할 수 있겠냐”며 이재명 지사의 즉각적인 철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또 협회는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요양병원이 명령을 위반해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와 치료비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최 회장은 “중증의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중증 환자로 분류가 되고 위험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감염이 되고 싶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원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감염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감염관리를 병원과 함께 어떻게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을까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요양병원이 감염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치료비 구상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것은 병원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들이 헌신적으로 생명을 걸고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데 이런 식이라면 과연 매진할 수 있겠는가. 전국 의료계에선 이러한 의문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성명서에서 “우리나라가 국제적 모범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정부가 잘해서가 아니라 시민이 솔선수범하고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몸을 아끼지 않은 덕”이라며 “의사와 간호사들은 심각한 번아웃을 호소하고 의료기관은 경영난에 허덕이면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토사구팽식 태도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도와달라고 호소할 때는 언제고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의료진과 의료기관의 과실로 돌리고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을 운운하며 책임을 전가하려 들고 있다”며 “계속해 토사구팽을 자행한다면 현장에서 자원하고 있는 의료인의 철수를 권고하고 코로나19 사태를 오로지 국공립의료기관과 보건소의 힘으로 극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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