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학교 활동, 거리 행진하는 학생들	[마닐라=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마스크를 쓴 한 학교 학생들이 학교 활동에 참여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마닐라=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마스크를 쓴 한 학교 학생들이 학교 활동에 참여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대구지역 확진자 급증하던 지난달 22‧25일 출국… 현지 발칵

필리핀, 지난달 26일 대구·경북발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지역 한 교회가 선교 목적으로 필리핀에 교인 16명을 출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A교회는 필리핀 일로일로에서 지난달 27일 열리는 ‘Run for Jesus 2020’ 대회 참석차 지난달 22일 3명, 25일 13명 등 2차례에 걸쳐 총 16명을 출국시켰다고 최근 뉴스앤조이가 보도했다. 이 대회는 대구 A교회가 파송한 서모 선교사 파송 30주년을 기념해 현재에서 열린 대규모 행사였다. 약 2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발 일주일 전만해도 대구 지역 확진자는 없었지만, 2월 18일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확진자는 급격하게 늘었다. 교인들이 1차 출국한 21일 확진자는 204명, 2차 출국한 23일에는 556명으로 늘었다. 2차 출국한 교인이 일로일로에 도착한 25일에는 977명까지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필리핀 교민들은 방문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문대진 일로일로 한인회장은 제2의 대구사태 발생을 우려해 A교회 교인을 인솔하는 김모 장로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 A교회 교인들이 도착하자 한국으로 되돌아가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27일 저녁 귀국했다.

필리핀 보건 당국은 경찰을 동원해 A교회 교인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당초 열리기로 했던 행사도 4월 말로 연기됐다.

이 사태는 필리핀 현지 언론 ‘파나이뉴스’ 등에서 보도됐다.

교인들을 인솔한 김모 장로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필리핀 현지가 난리 난 것처럼 말하는데 별로 그렇지 않다. 사실은 교회에서 상당히 많은 인원이 가기로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최종적으로 16명만 갔다. 필리핀 영사 요청대로 갈 때 병원에서 16명 전원 열 체크하고 기침·인후통 증상 확인 등 문제없다는 건강진단서를 받아 갔다. (한국 정부가) 출국 금지한 것도 아니고 (필리핀 정부가) 입국 금지한 것도 아니다. 공항이나 호텔에서도 (제지당하는 등의)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물론 코로나19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가 파송한 서모 선교사에 대한 질투와 시기에서 나온 얘기 같다. 서 선교사가 현지에서 워낙 부흥시키니까 시기하는 거다”며
“물론 한인회장과 교민들 입장에서야 걱정할 수 있지만 너무 과장해서 안티들이 문제 일으키는 거 같다”고 말했다.

서 선교사는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일로일로시가 잘못된 정보를 갖고 집회를 취소했다”며 “누군가 한 명이 대구에서 온 사람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다는 소문을 퍼뜨린 거다. 그런 얘기가 도니 시장 마음이 흔들려 집회가 취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교사는 후원받는 입장이다. 비즈니스로 치면 그분들은 투자자인데 오라, 오지 말라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대구에서 스스로 오는 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문대진 한인회장은 “이번 일로 현지인들 인식이 나빠질까 우려된다. 이미 어제부터 한인 상가에는 손님이 끊겼고, 지역 주민들 눈초리가 곱지 않다”며 “일로일로 지역 교민들은 최대한 정부에 협조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2월 26일 대구공항 또는 대구·경북 출발 모든 외국인(한국인 포함)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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