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슈퍼화요일'인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슈퍼화요일'인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미국 정치평론가들과 언론들의 예상을 뒤엎고 거의 끝났다고 평가받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슈퍼화요일’에 화려하게 부활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슈퍼화요일’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세로 급부상했던 버니 샌더스 의원을 누르고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라는 인식을 강하게 보여줬다.

4일(현지시간) BBC는 이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는 중도에 경선을 포기한 클로버샤 상원의원, 부티지지 전 시장의 힘을 얻어 사실상 ‘반 샌더스’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였다며,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슈퍼화요일’(14개주 동시경선)에서 조 바이든이 8개주에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CNN도 개표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네소타, 버지니아, 아칸소, 오클라호마, 테네시, 앨라배마 등 9개주에서 승리하며 최소 298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최근 인기 급상승이었던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의원 수 최다 규모이며 유색인종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버몬트, 콜로라도, 유타 등 4곳에서 승리했다. 현재까지 샌더스 의원이 현재 확보한 대의원 수는 178명이다.

‘슈퍼화요일’을 위해 5억 달러에 가까운 선거비용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번 경선의 가장 큰 패배자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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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1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진 이날 블룸버그 전 시장은 단 한 곳에서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슈퍼화요일 성적에 실망해 경선을 계속할지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때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그룹에 속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고향 매사추세츠주에서 바이든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경선을 계속 이어갈지 고민하고 있다.

미국 정치평론가들은 결국 이번 민주당 경선레이스의 싸움은 바이든과 샌더스의 한판승부가 될 것이라며, 미국 민심도 이 두 후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리조나에 살고 있는 공무원 엘리자베스(34)는 “사실 젊은층과 유색인종들은 트럼프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급진적인 진보주의자 샌더스와 중도보수인 바이든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캘리포니아 거주하고 있는 회사원 제니스(45)는 “현재로선 바이든과 샌더스 중 한명이 트럼프와 맞붙을 분위기”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이든, 샌더스이든 과연 누가 트럼프와 맞불을 놓을 수 있을지 호소력있고 힘있는 인물을 뽑는 것이 관건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슈퍼화요일'인 3일(현지시간) 버몬트주 에식스 정션을 방문해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슈퍼화요일'인 3일(현지시간) 버몬트주 에식스 정션을 방문해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는 바이든 후보는 670명, 샌더스 후보는 589명의 대의원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니 슈퍼화요일’이라 불리는 오는 10일(화) 민주당 경선전에서는 미시간주 등 400명의 대의원이 걸린 6개주에서 경합을 벌이고, 17일(화)에도 플로리다주 등 500명이 걸린 4개주에서 치러진다.

대의원 전체 3979명 가운데 과반인 1991명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대선에서 싸울 수 있다.

한편, 공화당에서 대선후보로 유력시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치러진 ‘슈퍼화요일’공화당 경선에서 13개주 중 대다수에서 9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공화당은 버지니아주에서 경선을 취소하고 대의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두 배정하기로 해 13개 주에서만 경선을 치렀으며 미네소타와 메인에서는 투표용지에 대항자가 없이 트럼프 대통령만 올라 싱거운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판도를 뒤집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바마-바이든 민주당으로 만들어야 트럼프를 이길수 있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오바마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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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다수 언론들은 바이든과 샌더스가 한동안 밀고 당기기를 하며 장기전으로 돌입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CNN은 7월까지 두 후보간의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은 50대 이상 유권자, 샌더스 의원은 49세 미만 지지율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바이든은 예상을 깨고 흑인과 유색인종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중남부 주들을 모조리 휩쓸었다.

미국 정치평론가들은 2월 ‘깜짝 대세’로 연승을 달렸던 샌더스 상원의원이 3월 들어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비록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했지만, 중남부에서 대부분 패배해 미국 중산층, 노동자,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사회주의자로 알려진 샌더스 의원은 메디케어 포올(전국민 메디케어) 등 현재 미국인들이 느끼는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은 것도 중남부에서 패배한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3월에 남은 경선은 13개주에서 대의원 1091명을 놓고 경합을 벌이며, 이번 달 승기를 잡은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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