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관련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관련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사회서 지배구조 개선안 내놔

호텔·레저 사업 구조 전면 개편

‘저수익 자산·비주력’ 사업 매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이 지주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던 겸직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한진칼은 이날 그룹 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대표이사가 맡도록 되어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이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통과되면 조 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되 이사회 의장은 다른 사외이사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회사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주주권익 보호 체계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등 주요 그룹사의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게 됐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연내 매각을 위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키로 한데 이어,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도 매각키로 했다. 미국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 및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사실상 그룹 내 호텔·레저 사업을 전면 개편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호텔·레저 사업을 전면 개편키로 한 것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그룹 내 저수익 자산 및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필수적이지 않거나 시너지가 없는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 ㈜한진 소유 부동산, 그룹사 소유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 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 등이 매각 검토 대상이다.

이외에도 한진그룹은 그룹사가 영위하고 있는 비핵심 및 저수익 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역량인 수송에 집중키로 했다.

한진그룹은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척도가 됨에 따라 ESG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그룹의 ESG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KCGI가 요구한 주총 전자투표제 도입 등은 이번 이사회에서 검토되지 않았다. 한진칼 측은 추후 별도 이사회를 열어 주총 안건과 날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