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매몰지 빗물 유입시 심각한 수질 오염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번 주말 전국에 호우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하면서 구제역관련 가축 매몰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은 26일 오후에 비가 시작돼 28일까지 전국에 강풍이 불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강수량이 대부분 30~60mm, 많은 곳은 80㎜ 이상에 이를 것으로 24일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구제역관련 가축 매몰지가 빗물에 그대로 노출되거나, 우려하던 빗물 유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의 가축 매몰지 가운데 일부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매몰지 표면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거나 축사형태의 빗물가림 시설 설치를 고려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아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돌이나 콘크리트 축대도 없이 매몰지를 임시 지탱하도록 흙으로 쌓아놓은 둑이 붕괴되고, 매몰지를 조성하면서 깎아낸 경사면도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도 이를 고려해 "기상 변화로 4월까지 갈수기라는 보장이 없고 언제 어디서 대량 강우가 있을지 모른다"며 매몰지 현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모니터링을 지방관서에 당부해왔다. 환경부는 내달 완료를 목표로 부실한 매몰지 보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빗물이 매몰지에 스며들 경우 매몰지 침출수가 밖으로 넘쳐 주변 지역 수질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 걷잡을 수 없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질환경 전문가인 한 대학교수는 "약간의 빗물이 매몰지에 유입돼도 침출수가 땅 밑으로 침투하는 속도는 그다지 빨라지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양이 유입될 경우는 침출수가 매몰지 밖으로 넘쳐 심각한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우가 내릴 경우 최선을 다해 빗물 유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비가 내리는 도중이나 비가 그친 후에도 침출수를 펌프로 계속 퍼내서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회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대책본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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