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신용등급 변동현황
경기둔화로 1년 만에 반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지난해 신용등급을 낮춘 기업이 올린 기업보다 많아 신용등급 변동의 방향이 1년 만에 하락 우위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이 공개한 ‘2019년 신용등급 변동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채 신용등급, 회사(Issuer) 신용등급,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등급이 변경된 기업 중 상향이 13곳, 하향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18년에는 상향기업이 13곳으로 하향기업인 11곳보다 더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지난해는 내수 부진과 세계적인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향 우위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신평은 “2018년 구조조정에 따른 재무구조 안정화, 반도체·화학 업종의 호조에 상향 기조가 우세했지만, 2019년에는 대내외 경기 둔화가 자동차·유통 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 수를 낮아진 기업 수로 나눈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Up/Down Ratio)’은 2019년 0.67배로 전년도의 1.33배보다 낮아졌다.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1배를 밑돌다가 6년 만인 2018년에 1배를 넘었으나 1년 만에 다시 1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 배율이 높을수록 등급이 오른 기업이 등급이 낮아진 기업 대비 많다는 의미며, 1이면 상향 기업과 하향 기업 수가 같다는 뜻이다.

그룹별로 보면 신용등급이 떨어진 21개 업체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가 5곳, 두산그룹과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각각 3곳씩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주력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이에 따른 계열사 지원 가능성 악화로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의 등급이 낮아졌다. 현대로템도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두산그룹은 2018년 두산건설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에 그룹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이 낮아졌다. 롯데그룹은 주력 기업인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낮아졌고, 롯데제과·롯데푸드의 등급도 떨어졌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은 현대차, 기아차, 서진산업 등으로 자동차와 부품 업체, 유통 기업 등이 주를 이뤘다.

한신평은 “자동차 업종은 구조적으로 수익 창출력이 약해지고 세계 시장의 수요가 부진해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유통 업체들은 온라인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저마진 구조에 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