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입지 확보할 시험대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설 연휴 기간에 잠시 중단했던 장외행보를 재개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을까.
손 대표의 경우, 당장 임시국회 ‘성적표’가 당내 지지를 확보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적한 민생현안을 놓고 국회 등원이라는 명분은 마련했으나 여당과 입장차가 큰 현안이 산적해 진통이 예상된다. 손 대표는 임시국회와 함께 당 대표와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4.27 재보선도 챙겨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사실 손 대표의 리더십은 항상 ‘현재 진행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년간의 춘천 칩거생활 이후 당 대표로 취임한 그는 초기에 ‘서민 우선’을 앞세워 제1야당 대표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예산안 강행 처리로 위기에 몰리자 천막농성과 희망대장정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심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새해 들어서는 보편적 복지를 앞세웠으나 영수회담은 무산됐고,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받아내지 못해 또다시 코너에 몰린 형국이다.

이 같은 난국(難局)을 맞아 국회에 등원한 만큼 손 대표는 ‘민생’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국민에게 안긴 실망감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물가폭등, 전세난, 구제역, 일자리 등과 관련한 정부 실정을 낱낱이 파헤쳐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으로 몰아가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예산안 강행처리 이후 두 달 만에 복귀하는 무대인 만큼 제1야당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고 여론을 선점하려는 의지도 깔렸다. 민주당은 특히 한미 FTA ‘비준 반대’ 카드를 꺾지 않고 있고, 환경문제로 확산하는 구제역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직권상정으로 처리된 친수구역활용특별법 등 6개 법안에 대한 폐지·수정도 강력하게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역공도 만만치 않아 이번 임시국회에서 어떠한 성적을 낼지 두고 볼 일이다.

재보선을 앞둔 손 대표는 여당과 맞설 ‘빅 카드’ 찾기에 혈안이 됐다. 민주당은 현재 경남 김해와 강원지사 선거에서 자당 유력후보가 출마포기를 밝히면서 인물난에 허덕이는 답답한 처지에 놓였다. 특히 강원도를 비롯한 주요 선거구에서 패배한다면 손 대표는 다시 가시밭을 걸어야 한다. 여당은 현재 거물급 후보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선거 전략부터 재검토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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