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농협중앙회의 개혁을 이끌 농협 회장 선거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선거로 치닫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만 13명이 되면서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후보자 등록이 오는 16~17일 이틀간 이뤄지면서 예비후보 13명 중에 실제로 후보 등록할 예비후보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예비후보들 간 합종연횡도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본선거를 앞두고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강성채·강호동·이성희로 압축
 
해당 예비후보는 강성채 순천농협조합장, 강호동 합천율곡 농협조합장,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가나다 순)이다.

강 조합장은 지역 연합회 설립 및 품목별 연합으로의 권한 이양, 중복된 조직의 통폐합 및 중앙회 조직 축소 등 농협 혁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중앙회 이사회를 도별 협의회대표, 품목별 연합회 대표 위주로 구성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 더불어 유통사업 체계 개선, 상호금융 독립성 강화를 내걸면서 농협 개혁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강성채 조합장 측 관계자는 “그간 물의를 일으켰던 역대 회장들도 모두 개혁을 이야기했다”면서 “이제 말이 아닌 실천할 사람을 잘 선택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공약이행의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강호동 조합장은 민간 공판장 인수를 통해 농협이 농산물 가격을 주도하고, 중앙회 경합사업 지역 농·축협 이양 및 공동투자 확대를 농협 개혁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성희 전 감사위원장은 조합장의 실질적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조합장 전원 회의를 년 1회 이상 개최하는 것을 농협 개혁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의원들도 과거의 대의원과 다르다
 
농협 개혁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대의원들도 과거의 대의원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조합장들이 보여줬던 구태의연한 행태들이 더 이상 발을 붙이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292명의 대의원 중 초재선 비율이 대략 70%에 육박하는 등 기존의 대의원들에서 대폭 물갈이가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 조합장이 보여줬던 구태의연한 행태들이 더 이상 발을 붙이기 힘들게 되면서 그간 보여줬던 농협 회장 선거에서 나타난 금품살포, 자리매수, 흑색선전 등이 이번 선거에서는 다소 약화됐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의원은 “물론 지금도 혼탁 과열 선거 등이 지적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다소 약화된 모습이다. 이는 대의원들 스스로가 이제는 농협을 개혁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난해 가을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출마가 잇달으면서 “존경하는 전남·북 농협조합장님께”라면서 괴문서가 뿌려지는 등 경쟁 후보에 대한 비방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호소는 아직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뚜렷하게 약화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대의원 스스로 공명선거 등을 다짐하면서 분위기는 과거와는 다른 대의원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