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너 일가. (출처: 연합뉴스)
한진그룹 오너 일가. (출처: 연합뉴스)

성탄절 소동 공동 사과문 발표

“불미스러운 일, 사죄드린다”

“가족간 화합해 유훈 지킬 것”

“불화 서로에 부담” 판단한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남매의 난’에서 ‘가족의 난’으로 확전됐던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일달락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모친 이명희 정성기업 고문이 한진 총수 일가의 갈등 논란과 관련해 공동 사과문을 발표하면서다. 당장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가족 간 불화가 서로에 부담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두 모자는 29일 공동으로 이름을 게재한 사과문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조 회장은 어머니인 이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님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성탄절인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이자 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문제 등을 놓고 이 고문과 말다툼을 벌이던 조 회장이 화를 내며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거실에 놓인 유리병이 파손됐으며, 이 고문 등이 찰과상을 입었다.

최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노조가 조 전 부사장을 향해 경고 입장을 발표하는 등 ‘남매의 난’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 간의 다툼이 외부에 알려지고, 현장에서 당사자들이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조원태 회장에게 불리한 여론으로 작용할 사진을 누가 왜 공개했는지도 호사가들의 관심을 샀다.

일단 이들은 “조 회장은 어머니인 이 고문에게 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고 밝히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다만 경영권 관련 내용이 근본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향후 그룹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재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내년 3월 열릴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이사에 재선임되지 못할 경우 조 회장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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