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수정 광장 백제 건물지 (제공: 공주대학교) ⓒ천지일보 2019.12.24
쌍수정 광장 백제 건물지 (제공: 공주대학교) ⓒ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 공주=박주환 기자] 공주 공산성에서 대규모 토목공사의 흔적이 드러났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공주시와 공주대박물관(관장 서정석)이 진행 중인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발굴조사에서 쌍수정 일대의 추정 왕궁지를 출입하는 길과 왕궁지 관련 시설을 만들기 위해 국가에서 진행한 대규모 토목공사의 흔적이 드러났다.

흔적이 발견된 곳은 쌍수정 일대의 ‘백제 왕궁지’와 이곳으로 출입하기 위해 1932년 관광도로를 만든 구간이다. 공산성 추정 왕궁지 출입시설은 ‘문궐(門闕)’의 형태로 양 측면에 대규모의 성토다짐을 한 구조다.

동쪽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는 지형에 길이 50m, 너비 36m, 깊이 3.5m의 대규모 성토다짐을 한 형태를 보인다. 흙을 경사지게 쌓은 후 다시 수평으로 쌓는 방법을 반복해 매우 안정적인 지반을 조성했다.

성토대지의 경사면에는 강돌(川石, 천석)과 깬돌(할석, 割石)을 깔아서 성토구조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구축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의 성토다짐이나 외벽 보호시설과 같은 토목구조는 백제 시대 한성 도읍기의 왕성인 풍납토성에서 확인된 이래 최대 규모의 백제 토목공사 흔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성토다짐이 이루어진 문궐시설은 궁전 앞의 문과 관련된 대궐(大闕)과 같은 시설로 추정할 수 있다.

추정 왕궁지 동쪽 대궐형 성토대지 (제공: 공주대학교) ⓒ천지일보 2019.12.24
추정 왕궁지 동쪽 대궐형 성토대지 (제공: 공주대학교) ⓒ천지일보 2019.12.24

박물관은 오는 27일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공주 공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주 송산리고분군과 함께 백제 웅진기 중요 유적이다.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해 왕궁성으로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4㎞ 길이의 대규모 왕궁성으로 1980년대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 성안 곳곳에서 추정 왕궁지와 관련 유적, 다양한 건물지와 저장구덩이 등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공주시와 함께 정부혁신 과제의 하나인 공주 공산성 왕궁유적의 복원 고증을 위한 연구기반 활성화와 함께 공주 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실체 규명을 통해 백제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적의 보존과 관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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