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허점 노려… CCTV 무용지물

(서울=연합뉴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대낮에 초등생이 납치돼 성폭행 당한 '김수철 사건'이 발생한 지 8개월 만에 7세 여아가 학내에서 성추행 당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교육당국이 학교에 배움터 지킴이를 상주시키고 CCTV를 대폭 확충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갖가지 어린이 보호대책들이 '허언'에 그친 셈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설 연휴였던 지난 6일 오후 4~5시께 부모와 함께 성북구에 사는 친척집을 찾은 A(7)양은 사촌오빠들을 따라 인근 초등학교에 놀러갔다.

A양의 사촌오빠 2명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이 A양은 학교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노모(49)씨가 A양에게 다가와 "예쁘네"라며 놀이터 구석 벤치로 데려간 뒤, 자신의 무릎에 A양을 앉혀 놓고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놀란 A양은 소리를 지르지 못했고 사촌 오빠들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범행 이후 A양은 자신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부모에게 털어놨고 유치원생 딸이 당한 일을 두고 갈등하던 부모는 다음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학교 안에는 총 5대의 CCTV가 있었고 이중 1대에 노씨가 A양을 끌고 가는 모습이 잡혔지만 사각지대를 고루 비치지 못하고 하반신만 찍혔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동종범죄 전과자 130여명을 일일이 조사해 범행 대상과 수법이 비슷한 경우를 찾는 등 수사를 벌여 노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이날 노씨를 검거했다.

노씨는 과거에도 초등학교와 아파트 놀이터 등에서 같은 수법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수감됐다가 2006년 출소했으며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지는 않았다.

경찰은 노씨가 자백한 추가 범행 5건 등에 대해 조사를 벌여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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