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공연에 대해 기사를 내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지키는 뉴욕 언론사들이 최근 뮤지컬 <스파이더맨>에 대해 혹평 기사를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낭독·워크숍 등 사전공연으로 관객들 의견 적극 수렴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영국 웨스트엔드나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프리뷰, 낭독, 독회 등 사전공연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관객들은 본공연보다 20~30% 저렴한 티켓으로 무대를 관람하며, 개선해야 할 내용 등을 제작사 측에 요구해 더 나은 본공연을 준비할 수 있다는 데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무대에 오른 이탈리아 뮤지컬계 대작 <미션>이 수준 미달의 노래,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닌 녹음 반주 등으로 혹평을 받고 있다. 게다가 제작사 측이 공연 관람 후기를 논할 수 있는 홈페이지 게시판마저 폐쇄해 관객들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제작사는 급히 게시판을 다시 열고 여자 주인공을 교체해 2일부터 6일까지 입장한 관객들에 한해 공연을 다시 보여주기로 밝혔다. 공연계 리콜조치인 셈이다.

일찍이 외국 공연가에서는 ‘뮤지컬 <미션> 리콜조치’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시험 또는 사전공연을 펼쳤다. 이러한 포맷을 국내에서도 도입해 관객과 소통을 시도하는 동시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전공연은 본공연 리허설처럼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새로운 형식을 빌린 낭독이나 워크숍공연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더군다나 워크숍공연의 경우 기존에 극단 관계자들만 참가했으나 일반 관객들이 참여해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낭독공연은 작가나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배우들이 대본을 읽는 수준으로 조명이나 음향 등 무대장치는 최소화했다.

관객은 사전공연으로 저렴하게 공연을 볼 수 있고 더구나 프리뷰를 찾는 공연 마니아가 늘면서 제작사 및 배우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제작사는 본공연 전에 관객 반응을 살필 수 있으며, 배우와 스태프는 무대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응기간이기 때문에 조명과 음향 등의 실수가 종종 생긴다. 다만, 사전공연이 보편화된 나라에서는 공연비평가와 언론은 사전공연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제작사는 오직 관객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완성도를 높인다.

하지만 프리뷰에 대해 비평기사를 게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지키고 있는 뉴욕 언론들은 뮤지컬 <스파이더맨>의 사전공연을 보고 일제히 비평기사를 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첨단 서커스 뮤지컬로 유명세를 떨친 공연은 준비미흡, 공연 중 배우 부상 등으로 본공연 오픈 일이 다섯 번이나 연기되자 입을 굳게 닫았던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언론이 소비자의 ‘알 권리 보호’라는 근거를 내세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후 언론사들 사이에서 ‘비평 여부’와 ‘기사를 언제 내야 할지’ 등을 두고 논란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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