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년 전 고대 이집트 미라가 들려주는 영생의 꿈
2700년 전 고대 이집트 미라가 들려주는 영생의 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개관한 세계문화관 이집트실을 찾은 관람객들이 토티르데스의 관과 미라를 살펴보고 있다. 세계문화관은 상설전시실 3층 아시아관을 조정하여 조성, 해외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을 장기 대여해 선보인다. (출처: 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개관한 세계문화관 이집트실을 찾은 관람객들이 토티르데스의 관과 미라를 살펴보고 있다. 세계문화관은 상설전시실 3층 아시아관을 조정하여 조성, 해외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을 장기 대여해 선보인다. (출처: 연합뉴스)

사후세계·내세관 그대로 반영

고대 이집트 문화·사상 선보여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 고대 이집트 유물들이 신비스런 자태를 뽐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집트실, 중앙아시아실, 인도·동남아시아실, 중국실로 구성된 ‘세계문화관’을 16일 공개했다.

443건·531점의 유물을 전시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언제나 인기를 끄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박물관에서 가져온 고대 이집트 문화재 94건·94점이다. 2700년 전에 제작한 것으로 전하는 토티르데스 관과 미라, 프톨레마이오스 12세로 추정되는 왕의 머리, 금·은·수정으로 장식한 따오기 관 등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윤상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집트는 그리스, 로마와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서양 문화 근간을 형성했다”며 “세계사를 교육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고대 이집트”라고 강조했다. 윤 연구관은 이어 “2009년과 2016년에 이집트 특별전을 열었지만 기간이 짧고 유료였다”며 “이번 전시는 2021년 11월 7일까지 약 2년간 이어지는 상설전인 데다 무료여서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 문명’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전시 주제 중 하나다. 웅장한 피라미드와 화려하고 신비로운 부장품들은 고대 이집트의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담고 있다. 특히 고대 이집트인들의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 영원한 삶을 위한 미라의 제작과정과 그 의미 등은 다른 문명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고대 이집트만의 독특함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영생을 간절히 바랬고 사후세계에서 영원한 삶을 살기 위해선 육신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죽은 사람의 몸을 보존해야 했고 이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라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고대 이집트어로 미라는 ‘사흐(sah)’라고 불린다. 이 단어는 ‘고귀함’ 또는 ‘위엄’과 같은 의미도 갖고 있다. 미라는 영원한 삶과도 연관돼 실제로 이집트 신앙에서 미라로 제작된 신체는 영혼이 머무는 장소가 된다.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죽은 사람을 염할 때 장기를 종류별로 각각 토기에 넣어 보관하고 장기가 있던 자리엔 소금을 넣어 만들었다. 영원한 삶을 위해서는 영혼을 담는 그릇이 필요했고 그 그릇으로 신체는 생전의 모습을 가장 분명하고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죽음 다음의 삶이 계속될 수 있고 영혼이 들어가 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미라는 죽음 이후에도 영생하고자하는 이집트인들의 사후세계관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어쩌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현재의 삶보다 죽은 후의 삶에 더 집착하는 듯 보인다.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독특한 점은 간, 폐, 위, 장기는 개별적으로 보관되기도 했고 각각 따로 싸서 미라에 다시 집어넣기도 했다. 뇌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어 버려졌다. 여러 장기들 중 오직 심장만이 방부처리 없이 시신 속에 넣어뒀다. 살아있을 때의 행동과 생각을 심장이 모두 기억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집트인은 죽으면 오시리스 신 앞에서 살아있을 때 바르게 살았는지 심판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 방법은 저울에 죽은 자의 심장과 정의를 상징하는 깃털을 놓고 저울질하는 것이었다. 살아서 지은 잘못이 깃털보다 더 가벼워야 했다. 이번에 공개된 이집트 유물 중 토티르데스 관 뚜껑 중앙에는 기원전 7세기에 살았던 토티르데스가 사후세계에서 이루고 싶은 소망들이 그려져 있다. 정의의 여신이 양팔 저울에 자신의 깃털과 죽은 자의 심장을 올려놓고 무게를 재는 그림이다. 이는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관문을 의미한다. 과연 토티르데스는 영생을 얻었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