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한창 진행 중인 충남 아산 선문대학교에서 19일 한국필립모리스㈜가 후원하는 '올바른 캠퍼스 에티켓' 특강이 펼쳐져 방송인 이윤석씨가 신입생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이 존폐의 갈림길 위에서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대학생 OT가 술과 기합, 초호화 연예인 초청 잔치로 변해 신입생과 재학생에게 외면을 받자 점차 강제성을 띠는 행사로 변질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1일 중앙대 총장은 신입생 OT를 폐지하자고 발표해 총학생회 측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충남대 사범대학은 OT에 불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불참비를 걷고 학과 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전한 사실이 지난 6일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신입생이 대학문화를 처음 접하는 날인 OT. 현재 국내 대부분 대학은 이날 재학생과 신입생의 대면식, 해당 대학 동아리 소개, 수강신청 방법 안내를 기본 골자로 다양한 단합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일부 대학가에서는 본래 목적을 살리면서 건전한 대학 문화를 만들자는 자성의 움직임으로 학교 특성에 맞는 OT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영동대는 오는 15~17일 강원도 평창에서 2박 3일간 스키캠프를 진행하면서 ‘무음주・무사고’를 원칙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연다는 방침이다.

영동대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학생들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통해 건전한 캠퍼스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

전남대는 지난 24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앞서 대학을 소개한 ‘홍보UCC’ 공모전을 열었다. ‘성공적인 대학생활 이렇게’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은 OT에서 시상식이 진행돼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자기 설계에 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각종 공연, 강연회, 취업세미나 등 체험 기회를 높이고 기부나 봉사활동과 같이 의미 있는 행사로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곳도 늘고 있다.

지난해 꽃동네사회복지대학은 2010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신축 기숙사에서 인성 교육의 일환으로 예절 교육을 실시했다.

성신여대는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입학을 축하하는 차원에서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 이는 성신여대가 세계문화인 양성이라는 특성화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일환으로도 시행된 것이다.

서울신대 대학생은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나눔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기부 집회를 열었다. 성금은 굿네이버스 측에 전달돼 훈훈함을 더했다.

OT문화에 대해 공연 대행전문 업체 동아기획 이해원 대표는 “단합을 목적으로 한 행사 위주의 내용은 큰 변화가 없지만 최근 강연자를 초빙한 토론 행사나 파티, 레크리에이션 등의 참여 행사위주로 발달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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