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미슐랭 가이드를 들고 있는 프랑스 스타 요리사 마르크 베라. (출처: 뉴시스)
2018년 2월 미슐랭 가이드를 들고 있는 프랑스 스타 요리사 마르크 베라.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식당 바이블’로 통하는 미슐랭(미쉐린) 가이드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미슐랭에서 평가되는 ‘별’은 셰프들에겐 큰 영광이자 자부심이지만, 강등 되거나 별을 잃은 셰프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극한의 스트레스에다가 별을 선정하는 평가 기준이 지금껏 공개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유명 요리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이 미슐랭 가이드 평가에서 등급이 떨어지자 강등 사유를 밝히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으로 미슐랭 가이드가 영업기밀로 고수하는 평가 기준이 밝혀질지 관심이 쏠린다.

27일(현지시간) CNN,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프랑스의 스타 셰프인 마르크 베라는 오트 사부아에 있는 자신의 식당 ‘라 메종 데 부아’가 지난 1월 최고등급인 ‘3스타’에서 ‘2스타’로 별을 잃자 법원에 미슐랭 가이드가 평가 사유가 적힌 서류를 넘기도록 강제해달라며 제소했다.

미슐랭 가이드를 상대로 요리사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베라 측 변호인은 이날 열린 공판에서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단이 수플레 요리에 영국 치즈를 재료에 사용한 점을 문제 삼았으나 이 요리에는 프랑스 알프스 지역에서 생산하는 두 종류의 치즈만 들어간다고 강변했다.

변호인은 평가단원의 이름과 신상 자료 및 이들이 식당을 실제로 방문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모든 점검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슐랭 가이드 측 변호인은 평가단의 신상을 익명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익명성이 사라지면 비평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고 거절했다.

베라는 앞서 CNN과 인터뷰에서 2스타로 강등된 후 6개월간 우울증을 앓았으며 식당의 팀원들이 다같이 울었다고 밝혔다.

유명 요리사들은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에 압박을 느낀다고 호소해왔다. 2017년에는 10년 넘게 미슐랭 3스타를 유지해온 프랑스 제과 요리사 세바스티앙 브라가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견딜 수 없다”면서 미슐랭 스타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웨덴과 영국에서도 별을 포기하고 폐업하겠다는 셰프들이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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