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령 출신이 기획‧연출‧출연

시대를 이야기하는 ‘소리 공연’

12월 14~15일 광화문아트홀에서

시대담악(時代談樂) ‘작금의 소리’ 공연이 오는 12월 14~15일 오후 5시 광화문아트홀에서 열린다. (제공: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천지일보 2019.11.28
시대담악(時代談樂) ‘작금의 소리’ 공연이 오는 12월 14~15일 오후 5시 광화문아트홀에서 열린다. (제공: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천지일보 2019.11.28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조금은 특별하고 기발한 공연이 관객을 찾아온다. 다름 아닌 예비역 육군 대령이 기획‧연출하고 출연까지 하는 시대담악(時代談樂) ‘작금의 소리’ 공연이다.

‘작금(昨今)의 소리’를 기획한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변상문 이사장은 국군기무사령부에서 정보‧수사 업무를 하던 예비역 육군 대령 출신으로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인물이다.

“소리는 하늘에서 나와 사람에게 붙었다. 그 소리는 사람의 소리를 통해 그 시대를 이야기한다. 시대를 이야기하는 소리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오래된 꿈이었다.”

변상문 이사장은 이번에 공연되는 ‘시대를 노래하다-작금의 소리’ 작품을 통해 그 오래된 꿈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변 이사장은 “그 나라의 정신 즉 혼은 그 나라의 말이다. 그 나라 말은 그 나라 소리다. 우리 민족혼은 우리말이고 우리 소리”라며 “그 ‘혼’인 소리를 몸속에 간직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기생’이 그들”이라고 설명한다.

1908년 9월 일제는 ‘기생 및 창기 단속령’을 발령해 창덕궁에 있던 국가급 예술인 기생들을 궁궐에서 쫓아냈다. 궁궐에서 쫓겨난 그들이 창덕궁 돈화문으로부터 1호선 종로3가역 6번, 7번 출구 사이에 터를 잡았기에 이 거리의 이름이 ‘국악거리’가 됐다.

변 이사장이 말하는 우리 소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개성 존중’으로 오선 악보도 없이 각자의 호흡에 맞춰 소리하고, 연주하고 춤을 추는 데 절묘한 조화와 화음을 만들어낸다. 두 번째는 ‘시대상 반영’이다. 노랫말과 춤에 그 시대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낸다는 것이다.

일제는 우리 소리를 우리네 문화에서 거둬내고 일본 전통가요인 ‘엥카’를 심었다. 그렇게 시대를 노래하던 우리 소리는 역사의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 일이 끝내 아쉬웠던 변 이사장은 우리의 소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시대를 이야기하는 변사(辯士)로 변신해 국악의 대중화를 꿈꾼다.

 

국내 정상급 판소리꾼 최한이와 춤꾼 정민근, 성악가 오윤석, 복면가왕 제9대 가왕 출신 가수 여은, 미스트롯 출연 가수 김의영 등이 시대담악(時代談樂) ‘작금의 소리’에 출연한다. (제공: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천지일보 2019.11.28
국내 정상급 판소리꾼 최한이와 춤꾼 정민근, 성악가 오윤석, 복면가왕 제9대 가왕 출신 가수 여은, 미스트롯 출연 가수 김의영 등이 시대담악(時代談樂) ‘작금의 소리’에 출연한다. (제공: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천지일보 2019.11.28

‘시대를 노래하다-작금의 소리’ 공연은 오는 12월 14일~15일 양일간 오후 5시에 서울 종로에 위치한 광화문아트홀에서 두 차례 공연된다. 무대에서 해설사로 때론 배우로 시대를 이야기하는 변상문 이사장. 그가 초대하는 특별한 공연을 통해 우리 소리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자.

공연은 총 네 마당으로 진행되며 첫째 마당 ‘천둥소리’에서는 임진왜란부터 조선이 망하는 과정을 정선아리랑, 북 춤 등으로 처절하게 묘사한다.

둘째 마당 ‘폭우소리’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백범 김구 선생의 사랑이야기와 인천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할 때 동료 수형자들과 함께 불렀던 판소리 ‘춘향가’ 중 ‘갈까부다’ 대목을 노래한다.

셋째 마당 ‘바람소리’는 전 고려대학교 총장 김준엽 등이 일본군영을 탈출해 중경 임시정부를 찾아갔을 때 임시정부 요인들이 열어준 환영식 석상에서 판소리 ‘흥보가’에 나오는 ‘각설이 타령’을 선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올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각설이 타령’을 재편곡해 무대에 올렸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6.25전쟁 때 국군이 압록강에서 선고사(先告祀)를 지낸 감격을 ‘복 비나리’ 소리로 녹여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넷째 마당 ‘햇빛소리’는 푸른 세상에서 푸른 아리랑이 너울너울 춤추는 평화통일 세상을 그렸다.

출연진은 국내 정상급 판소리꾼 최한이와 춤꾼 정민근, 성악가 오윤석, 복면가왕 제9대 가왕 출신 가수 여은, 미스트롯 출연 가수 김의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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