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 사유로 육아가 처음 1위
30대가 전체 경단녀 중 절반 차지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이 결혼·출산·육아 등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일명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단절 이유로 육아가 결혼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은 처음이다.
26일 통계청이 ‘2019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 바탕으로 집계해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884만 4000명 중 169만 9000명(19.2%)이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 비취업 여성’ 336만 6000명의 절반가량이 과거 직장에 다니다가 결혼 후 경력 단절을 겪은 셈이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육아(38.2%)가 가장 높았다. 뒤이어 결혼(30.7%), 임신·출산(22.6%), 가족 돌봄(4.4%), 자녀교육(4.1%) 등 순이었다.
작년과 비교해 볼 때 육아를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3만명(4.8%) 증가했지만 결혼을 이유로 그만둔 여성은 -11만 2000명(-17.7%)으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임신·출산(-13.6%, -6만명), 가족 돌봄(-4.7%, -4000명), 자녀교육(-2.7%, -2000명)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은 줄어들었다.
통계청은 “맞벌이를 선호하면서 임신·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줄었다”며 “반면 육아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직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경단녀 분포를 보면 30대가 80만 6000명(47.4%)으로 전체 경단녀 중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일을 그만둔 이유로는 ‘육아 때문에(42.0%)’가 가장 높았고, 이어 ‘결혼 때문에(27.6%)’, ‘임신·출산 때문에(26.9%)’ 순이었다.
40대 경단녀도 63만 4000명(37.3%)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와 동일하게 일을 그만둔 이유 1위가 ‘육아 때문에(37.6%)’였다. 이어 결혼(31.7%), 임신·출산(18.2%) 등의 순이었다.
50대 경단녀는 14만 2000명(8.3%)이었다. 50대는 경력 단절 사유로 결혼(41.9%)을 꼽았다. 15~29세 경단녀는 11만 8000명(6.9%)이었다. 15~29세는 경력 단절 사유로 결혼(33.6%), 육아(33.5%) 등 순이었다.
경력 단절은 자녀 유무, 자녀 수, 자녀 연령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54세 기혼여성 중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여성의 27.9%가 경단녀에 해당했다. 반면 같은 연령대지만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8.1%만 이에 해당했다.
18세 미만 자녀가 1명일 때 경력단절이 된 비율은 5.3%였고 2명인 경우 29.6%, 3명인 경우 33.7%였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경단녀 중 가장 어린 자녀의 나이가 6세 이하인 비율이 63.3%로 가장 높았고, 7~12세는 24.9%, 13~17세는 11.8%였다.
경단녀 중에는 직장을 그만둔 지 5~10년 미만인 사람이 41만 9000명(24.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20년 미만이 40만 3000명(23.7%), 3~5년 미만이 26만 5000명(15.6%), 1~3년 미만이 26만 4000명(15.6%), 1년 미만이 20만 4000명(12.0%), 20년 이상이 14만 4000명(8.4%) 순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15~54세 기혼여성 경단녀의 비율은 세종이 2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울산(22.3%), 대구(20.7%) 순이었다. 제주는 11.7%로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