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염동열(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수민, 민주평화당 최경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체육계 성폭행·폭행 OUT! '운동선수 보호법(심석희법)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4
자유한국당 염동열(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수민, 민주평화당 최경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체육계 성폭행·폭행 OUT! '운동선수 보호법(심석희법)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4

선수 33.9% 언어폭력 경험

폭력 경험 ‘거의 매일’ 8.2%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머리박기’ ‘구타’ ‘강제 키스’ ‘애무’ 등 성인선수가 학생선수보다 더 심각한 인권침해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팀 성인선수 1251명의 대상자 중 언어폭력 33.9%(424명), 신체폭력 15.3%(192명), 성폭력 경험 11.4%(143명), (성)폭력 목격경험 56.2%(704명)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인권위)은 실업팀 성인선수의 인권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조사에는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5일까지 직장운동부를 운영하는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40여개 공공기관 56개 종목 총 1251명(남 635명, 여 616명)이 참여했다.

언어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3.9%(424명)로 언어폭력의 주요 가해자는 지도자나 선배선수였다.

한 선수는 “지도자가 ‘야, 너 일로와’ ‘이 XX’ ‘이X아’ ‘글러빠진 XX야’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며 “선수를 그냥 쓰고 버리는 물건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언어폭력 장소는 주로 훈련장 또는 경기장(88.7%)에서 발생했고 이외에도 숙소(47.6%)나 회식자리(17.2%)에서도 있었다.

직장운동부 소속으로 성인임에도 머리박기나 거의 매일 맞는 등 신체폭력 피해도 심각했다.

신체폭력은 ‘머리박기, 엎드려뻗치기 등 체벌’이 8.5%로 가장 높았고 ‘계획에 없는 과도한 훈련’ 7.1%,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5.3%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 경험 주기는 ‘일 년에 1~2회’가 45.6%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한 달에 1~2회’ 29.1%, ‘일주일에 1~2회’ 17.0%, ‘거의 매일’ 8.2% 순이었다. 폭력 장소는 훈련장(73.1%), 합숙소 또는 기숙사(44.5%) 순이었다.

실업선수 성폭력 피해 경험은 143명(11.4%)으로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손, 볼, 어깨, 허벅지, 엉덩이)’을 경험한 선수는 66명(5.3%)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세부 유형으로는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팔베개, 마사지,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남 1.4%, 여 2.7%)’, ‘신체의 크기나 모양, 몸매 등에 대한 성적 농담 행위(여 5.2%, 남 1.6%)’가 있었다.

‘강제 키스, 포옹, 애무’ 피해는 여성선수 11명, 남성선수 2명이었다. 디지털성범죄에 해당하는 ‘신체부위 촬영’ 피해 경험자는 여성선수 11명, 남성선수 2명으로 응답했으며 성폭행(강간)피해는 여성선수 2명, 남성선수 1명으로 드러났다.

실업팀 여성선수들의 경우 결혼, 임신, 출산과 관련해서도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감독이 선발명단에서 선수를 제외하거나 은퇴를 종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임신을 계획하던 한 선수는 “제가 아이를 가지려고 준비한다고 했을 때부터 명단에서 제외시키려고 했다”며 “감독이 ‘할 수 있어? 힘들걸?’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고 했다.

숙소 생활 선택권 없어, 지도자와 한 집에 살면서 다양한 사생활 침해도 있었다.

실업팀 합숙소 생활 경험은 86.4%로 대다수의 성인 선수들이 상시 합숙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합숙 이유는 ‘훈련에 집중할 수 있어(42.8%)’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돼서(34.1%)’, ‘팀워크 위해(31.5%)’로 조사했다. 하지만 ‘내부지침으로 인한 강제(29.3%)’, ‘지도자가 합숙소 생활을 원해서(19.4%)’로 원하지 않음에도 어쩔 수 없이 합숙을 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인권위는 “이번 실업팀 선수들에 대한 인권실태조사 결과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성인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매우 심각함을 확인했다”며 “스포츠 조직의 성별 위계관계 및 남성중심 문화의 변화를 통한 스포츠 인권 교육은 물론 노동인권교육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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